코스피 8% 오를 때 'KRX 자동차' 지수 2%대 하락자동차주 담은 ETF도 부진 … 최근 한달 기아 4%↓증권가 "25% 관세·노란봉투법 주가 부담 요인"
  • ▲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18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열고 있다. 2025.6.18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18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열고 있다. 2025.6.18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 인하로 한국산 차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데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이 노사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면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42.31포인트(1.24%) 오른 3449.6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기아는 전장 대비 0.29% 하락한 10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는 보합 마감했다. KG모빌리티는 2.24% 내렸고 현대모비스 역시 0.32% 하락하는 등 업종 전반이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기아는 이달 들어 4.51% 하락했고, 현대차도 이달에만 2.50% 내렸다. 또 같은 기간 KRX 자동차 지수는 2.89% 내린 반면, 코스피는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8%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동차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최근 일주일 KODEX 자동차는 1.70% 내렸고, SOL 자동차TOP3플러스는 0.34% 하락했다.

    코스피 강세장 속 자동차 업종의 약세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는 기존(27.5%)보다 낮은 1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한국 자동차 관세는 여전히 25%가 유지된다. 그간 한국 자동차 업계는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다. 이에 일본보다 2.5%포인트 낮은 관세를 적용받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한국이 이제 10%포인트 높은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미 관세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연구원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된 회담'이라던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안심했던 관세 협상에 재차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16일부터 15% 관세를 부과받게 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관세 불확실성 높은 상태"라고 짚었다.

    만약 관세를 두고 양국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3분기 내내 25% 관세를 떠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기아의 3분기 관세 부담액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돼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도 자동차주에 대한 투심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하청 업체 노동조합이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노조 파업으로 수천억원대 손실을 본 전례가 있는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부담이 커질수밖에 없다. 경영 부담은 물론 실적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현대차 노사는 갈등을 겪었지만 가까스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하면서 매듭을 지었다.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지엠)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임금 교섭을 내세우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워낙 밸류체인이 길고, 최근 현대차 노사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돼 파업 위기를 맞은 것에서 볼 수 있듯 원래 노사 관계가 경직돼 있다"며 "노란봉투법 통과가 당연히 (주가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불확실성을 타개한다면 4분기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종목의 주가 반등이 임박했다"며 "10월을 전후로 전기차 수요 둔화 문제와 관세 문제 해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확인된다면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 종목에도 햇볕이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