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품질 검증 통과 임박SK하이닉스 독주 체제 균열 가능성차세대 GPU '루빈' 두고 삼파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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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GTC 2024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에 젠슨 황 CEO가 친필 사인을 한 모습.ⓒ연합뉴스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 품질 검증 통과를 눈앞에 두면서 글로벌 HBM 시장이 본격적인 ‘3강 구도’에 들어서고 있다. 차세대 HBM4를 둘러싼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 통과가 유력시되는 상황으로, 조만간 HBM3E 12단 제품의 납품을 시작할 전망이다. 지난해 2월 개발을 마친 후 1년 6개월 만이다.삼성전자는 AMD와 브로드컴에는 HBM3E 12단을 순조롭게 공급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에서는 오랜 기간 난항을 겪어왔다. 업계는 엔비디아가 HBM에 자사 GPU 코어와 동일한 수준의 발열 조건을 요구한 것이 삼성의 발목을 잡은 핵심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테스트 통과가 확정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세 번째 업체가 된다. 현재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HBM의 약 90%가 SK하이닉스 제품으로 알려진다. 납품 물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그동안 제기된 기술 논란을 불식시키고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이번 성과는 HBM4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은 모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 탑재용 HBM4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HBM4 샘플을 출하한 지 6개월 만이다.SK하이닉스가 새롭게 양산 체제를 갖춘 HBM4는 HBM3보다 2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를 적용해 대역폭을 2배로 확대했다. 전력 효율은 40% 이상 끌어올렸다. 동작 속도는 JEDEC 표준인 8Gbps(초당 8기가비트)을 넘어서는 10Gbps 이상을 구현했다. 고유의 어드밴스드 MR-MUF 공정과 10나노급 5세대(1bnm) D램 기술을 적용해 양산 과정의 리스크도 최소화했다.삼성전자 역시 HBM4에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HBM4는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다이’는 자사 파운드리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하고, D램(코어 다이)은 1c D램을 적용해 SK하이닉스(12나노 로직·1b D램)보다 앞선 기술력을 내세운다. 미세 공정에서 성능이 좌우되는 만큼, 연내 양산이 현실화될 경우 ‘후발주자’ 이미지를 털고 경쟁 전선에 본격 합류할 수 있게 된다.다만 수율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삼성전자의 1c D램의 공정 수율(정상품 비율)은 50%까지 개선된 것으로 알려지지만,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70% 이상이 필요하다.엔비디아 공급망에 삼성전자가 진입에 성공한다면,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한 SK하이닉스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경우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내년 연간 매출액 333조2254억원, 영업이익 39조5898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매출액은 5.6%, 영업이익은 37.1% 개선된다.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엔비디아)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