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5% 고율 관세에 현지 생산 거점 확보BYD·샤오펑·체리차 등 공장 건설·인수 나서현대차 유럽 전기차 판매 역대 최대…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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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D 씨라이언 7. ⓒBYD코리아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인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진출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전기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공장을 건설해 유럽연합(EU)이 지난해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유럽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선 현대차그룹과의 경쟁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휩쓴다는 이유에서 5년간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최종 관세율을 최대 45.3%로 올려 회사별로 차등 부과한 것이다.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EU의 상계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일제히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이하 BYD)는 헝가리 세게드에 유럽 최초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연 25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이 될 전망이다.BYD는 앞서 지난 2017년 헝가리 코마롬에 전기버스 생산공장을 세우며 유럽에 진출한 바 있다. 그간 전기 버스 제조에만 중점을 뒀으나, 신규 공장에선 유럽 시장을 위한 전기 승용차를 생산·판매, 관세를 우회하고 운송 비용을 절감하는 현지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다.BYD는 튀르키예 마니사에도 연간 1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말 가동이 목표로, 약 10억 달러(한화 1조4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 외에도 현지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다.업계에선 BYD가 튀르키예 공장을 통해 유럽 시장에 관세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증가하는 국내 전기 자동차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또 다른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은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위탁생산업체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의 공장에서 자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6'와 'G9'을 생산하기로 했다.오스트리아 공장은 마그나 슈타이어가 유럽 전역에 보유한 110개 이상 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큰 공장이다. 샤오펑은 해당 공장에서 향후 세단·SUV는 물론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해 유럽 현지 맞춤형 차량을 개발할 예정이다.중국 최대 자동차 수출업체 체리자동차(이하 체리차)도 스페인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EV Motors와 협력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내 옛 닛산 공장을 인수, 차량을 생산 중이다. 해당 공장은 체리차는 첫 번째 유럽 제조 지점이다.이밖에 리프모터, 상하이모터스, 장안자동차 등도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유럽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이미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 ▲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에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현대차·기아의 대(對)유럽 수출 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판매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관세 인하 적용 전까지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만회를 노릴 계획이었다.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7월 현대차그룹의 유럽 내 차량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한 56만9403대(현대차 25만4727대·기아 31만4676대)였다.이중 전기차 판매량은 현대차가 46.2% 급증한 10만6720대, 기아도 51.2% 늘어난 6만1697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의 유럽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벗어나고 있는 유럽 시장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모빌리티쇼 'IAA 모빌리티 2025'에 총출동해 전기차 신차 및 라인업 전체를 선보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열린 IAA에는 모두 불참한 바 있다. 세계 4대 모터쇼인 IAA는 격년마다 열린다.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