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장 직무대행 "깊은 심려와 상처드려 사과"현수막 내건 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들 징계 착수
  • ▲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수 시내에 걸었다가 떼어 낸 현수막. ⓒ연합뉴스
    ▲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수 시내에 걸었다가 떼어 낸 현수막.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경주 시내에 지역 주민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22일 경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월성원자력본부가 게시한 현수막으로 인해 경주시민과 국민께 깊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본래 현수막 게시는 한수원 지원 사업을 알리고자 한 취지였으나 그 과정에서 내용과 표현의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큰 상처와 불신을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명백히 저희의 불찰이고 지역과 함께 해야 할 공기업으로서 큰 책임을 통감한다"며 "앞으로 국민 눈높이와 지역사회의 정서를 더 살피고 내부 검증과 의사 결정 절차를 재점검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 ▲ 사과하는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대행(왼쪽 두번째).
 ⓒ연합뉴스
    ▲ 사과하는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대행(왼쪽 두번째). ⓒ연합뉴스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15일 경주 시내 16곳에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천190억을 냈다지요?', '이번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에 경주시민들이 "무료 국수 제공은 시민을 모욕하는 표현"이라며 반발하자 한수원은 당일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후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페이스북에 "이번 사태 경위를 확인해보고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역주민들과 갈등이 있어서 이런 현수막을 게시한 것이 아니고 월성본부에서 '충주맨' 감성으로 튀는 홍보를 해보려다가 사고가 났다"며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총리실 감찰, 감사실 조사를 통해 결과에 따라 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들을 징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