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전고점 경신 후 하락 … 코스닥 1%대 약세엔비디아發 ‘AI 거품론’ 재점화 … 반도체주 숨고르기3분기 실적시즌 코앞 … 이익추정치 높은 종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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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세에 하락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주식 고평가’ 발언과 엔비디아의 오픈AI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악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3486.19)보다 14.05포인트(-0.40%) 내린 3472.1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84포인트(0.17%) 오른 3492.03으로 출발한 뒤 장중 3497.9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64억원, 210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251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거래량은 2억8101만주, 거래대금은 11조3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1개 포함 194개, 하락 종목은 하한가 없이 686개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2.15%), 운송장비·부품(1.31%), 통신(1.14%) 등이 올랐고 증권(-3.24%), 오락문화(-2.66%), 보험(-1.87%)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872.21)보다 11.27포인트(-1.29%) 내린 860.9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2531억원, 1699억원어치씩 팔아치웠고 개인 홀로 435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0억241만주, 10조142억원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간밤 뉴욕증시의 약세를 반영했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은 23일(현지 시각) 미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상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고용 리스크는 하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도전적인 상황”이라며 “기준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내리면 인플레 억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식과 기타 위험 자산을 포함하는 자산 가격이 높은 수준에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살펴보고 우리의 정책이 목표한 방식대로 금융 여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한다”며 “여러 지표로 볼 때 예를 들어 주식 가격은 상당히 고평가(fairly highly valued)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으로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76포인트(-0.19%) 밀린 4만6292.78에 거래를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36.83포인트(-0.55%), 215.50포인트(-0.95%) 하락한 6656.92, 2만2573.478에 장을 마쳤다.

    또한 전날 오픈AI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던 엔비디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점도 매도압력을 키웠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해 엔비디아 칩이 탑재된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의향서(LOI)에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데이터센터에는 400만~500만 개의 엔비디아 GPU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를 두고 “일부 분석가는 엔비디아가 (AI) 시장을 떠받치고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자금을 제공하면 오픈AI가 그 자금으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것으로 일종의 '벤더 파이낸싱' 형태라는 지적이다. 스테이시 라스곤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분명히 ‘순환’ 우려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2.82% 하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0.35% 내렸다. 최근 코스피를 견인한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부 차익실현 압박이 확대됐다. 이날 ‘KRX 반도체’ 지수는 심텍의 급등(12.45%)으로 0.56% 상승했는데, ‘투톱’ 중 삼성전자도 0.83% 오른 반면 SK하이닉스는 0.97% 하락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반도체주의 숨 고르기와 함께 AI 거품 논란과 미국 증시 고평가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며 시장에 경계심리가 확산됐다”며 “파월 의장의 ‘시장 고평가’ 발언이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했고 엔비디아의 오픈AI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한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곧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이익 추정치가 높은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 개선세가 나타나는 절대적인 종목 수는 적으며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둔 시점 이익 추정치가 견조한 종목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익이 기반이 되는 모멘텀 종목을 추종함과 동시에 주가와 이익 간 괴리가 발생하는 종목을 통한 바텀 피싱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이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