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가 3거래일 만에 20% 급등 … 시총 10위권 재진입카카오, 15년 만 역대급 개편 논란에 결국 백기 … 사법리스크 겹쳐 상승세 제한증권가 "네이버 전체 기업가치 상승 기대 … 카카오 광고 매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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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두 빅테크 종목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두나무를 품는 네이버 주가가 치솟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후 각종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제한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 기간 주가는 20.39% 급등하면서 22만원대에서 27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시가총액은 43조560억원으로 불어나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습니다.이는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자산 시장의 절대 강자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사실상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영향입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란 두 회사가 서로 주식을 맞바꿔 한쪽이 다른 쪽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입니다.시장에선 합병의 형태는 5조원 내외 기업가치인 네이버파이낸셜이 15조원에 달하는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양사는 이 기업가치 격차를 반영, 두나무 측에 유리한 주식 교환 비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합병으로 두나무를 소유한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 2대 주주는 네이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형식적으로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되는 구조지만 사실상 최대 주주는 송 회장이 되면서 네이버파이낸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창업 이후 26년간 네이버의 주력 사업이던 검색·쇼핑이 인공지능(AI) 열풍에 흔들리자 스테이블코인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네이버의 차세대 리더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란 게 시장의 해석입니다.증권가에선 이번 빅딜이 각사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합병 및 지분 교환이 이뤄진다면 송 회장은 합병법인 지분을 기반으로 네이버의 최대주주가 되고,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며 "최고의 윈윈 전략"이라고 분석했습니다.국내 1위 간편결제 서비스와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의 만남에 주가도 탄력이 붙자 네이버 주주들도 함박웃음 짓고 있습니다.코로나19 시절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이었던 네이버는 한때 40만원대까지 치솟으며 '국민주' 타이틀을 얻었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지난 8월에는 15만원대까지 내려앉았었는데요.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수혜주로서 주목받으며 29만5000원까지 올랐다가 7~8월 다시 20만원 초반대에서 횡보하던 상황에서 이번 빅딜 소식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합니다.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이 강한 제휴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목표가 32만원까지는 안정적인 매수 기회"라면서 "합병 여부와 신사업 가시화에 따라 추정치와 목표가를 상향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반면 카카오 주주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15년 만에 역대급 카카오톡 개편에도 혹평이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제한된 모습이기 때문인데요.
카카오는 지난 23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if) 카카오'에서 친구탭을 인스타그램·틱톡 등 SNS처럼 피드형 목록으로 바꾸고, 쇼트폼 기능을 도입하는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개편이 메신저 본연의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 속에 업데이트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평점은 4점대에서 2.8점으로 급락해 이용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의 반응도 싸늘합니다. 카카오 주가는 네이버가 20.39% 급등하는 동안 3.98% 하락했습니다.
최근 이뤄진 카카오톡 개편에 이용자들의 혹평이 잇따르자 6일 만에 원래대로 친구목록을 첫 화면에 보이도록 조정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연내라고만 밝혔을 뿐 언제 다시 되돌려 놓을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 리스크도 주가 반등을 제약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카카오 법인과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나란히 기소된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방해의혹' 1심 판결이 내달 21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카카오 법인은 이 사건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율을 축소하라는 명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 모두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평가합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손익 개선이 기대되며 페이 사업 이외에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고, 스테이블 코인 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네이버 파이낸셜 뿐만 아니라 네이버 전체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피드화, 숏폼 추가로 사용자 편의성 개선과 동시에 광고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특히 숏폼 지면은 그동안 카카오톡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체류시간 감소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카카오톡 사용자의 일평균 체류시간은 22분 수준으로 타 플랫폼 대비 현저히 낮았다. 피드와 숏폼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추가하면 체류시간은 점차 개선되고, 광고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