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HD현대重 보안감점 내년 12월까지 연장보안감정 종료 전 번복 … HD현대 "기울어진 운동장"KDDX 영향받나 … 한화오션과 경쟁 속 긴장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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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위사업청(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의 보안감점 적용 기간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하자, HD현대중공업이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방산 핵심 사업이 진행되는 민감한 시점에서 규정과 배치된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주철 방사청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HD현대중공업의 보안사고를 단일한 사건으로 보고 올해 11월까지 보안감점을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법률 검토 결과 사건을 분리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해 내년 12월까지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은 지난 2014년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중 8명은 2022년 11월 유죄를 확정받았고,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두 판결을 하나의 사건으로 판단한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에 올해 11월까지 보안 감점 1.8점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유출한 기밀의 종류나 형태가 달라 두 판결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내부 법률 검토를 근거로, 보안 감점도 별도 적용키로 하며 감점 적용 기간이 늘게 됐다.

    보안 감점 적용 기간은 형이 확정된 이후부터 3년간이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1월까지는 1.8점의 감점을, 이 이후부터 내년 12월까지는 1.2점의 감점을 적용받게 됐다. 방사청 관계자는 “감점 기간이 만료되기 전 보안 감점 적용 기간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보안감점 종료를 약 한 달 반 앞둔 이 시점에 새로운 정황이나 법적 근거 혹은 합리적, 상식적 설명을 결여한 채 보안감점 기간을 1년 넘게 연장한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 의견 제출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공식적으로 모든 처분이 내려져 사안이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사업 추진 방식의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방사청의 이번 행위는 국가안보의 핵심 중추인 방위산업을 책임지며 묵묵히 헌신해 온 기업에 대한 심각한 신뢰 훼손 행위이며, K-방산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국익 훼손 행위”라면서 “지금의 상황은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 하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 재검토를 요청하고,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과 경쟁하고 있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사업의 수주전에 이번 감점 조치가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방사청이 아직 사업방식을 결정하지 않아서다. 만약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로 진행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보안 감점을 안고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