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일평균 거래대금 11억원대 … 전월 대비 절반 '뚝'신규 상장 두 곳 그쳐 … 거래소 신청서 접수도 단 한 건코스닥 시장 상장요건 완화 따른 시장 위축 … 구조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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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tGPT 생성.
올해 들어 각종 호재에 코스피가 신바람을 내고 있는 사이 기업 상장의 사다리격인 코넥스 시장은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매달 줄어드는 가운데, 신규 상장 기업도 올해 들어 단 두 곳에 그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문턱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이 직상장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개인·기관·외국인 등 주요 투자 주체마저 등을 돌리면서 ‘중간다리’ 역할인 코넥스 시장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넥스 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66만주, 243억9489만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억886만원으로 전월(21억4543만원)보다 약 절반가량 쪼그라들었다.코스피·코스닥 등 양대 주가지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6월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지만,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은 매달 줄어드는 추세다.실제 지난 5월 12억8451만원에 그쳤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27억80만원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으나, 7월에는 21억2201만원으로 21.43% 감소했다. 8월에도 21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9월에는 월간 기준 올해 처음 12억원 밑으로 떨어졌다.국내 증시 주요 투자 주체인 개인과 외국인, 기관 모두가 코넥스 시장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이들 중 개인은 이달 5억6831만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워 매도 규모가 가장 컸고 기관과 외국인도 2억1013만원, 84만원씩 순매도했다.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려는 기업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 신청서를 접수한 기업은 로봇 부품 제조업체 본시스템즈가 유일하다. 팡스카이, 타조엔터테인먼트 등 두 곳에 그쳤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한 곳이 더 줄었다.신규 상장 기업은 연초 입성한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 오션스바이오와 본시스템즈 등 두 곳이다. 지난달 8일 코넥스 시장 300번째 기업으로 상장한 본시스템즈 덕에 세븐브로이맥주, 팡스카이 등 두 곳이 상장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코넥스 시장의 신규 상장 기업 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2년에는 14곳이 입성하며 당시 유가증권시장(6곳)보다 많았고 2023년에도 14곳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곳에 그치면서 절반 이상이 줄었으며 올해 2곳으로 쪼그라들었다. 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한 기업도 연도별로 ▲2022년 15건 ▲2023년 13건 ▲2024년 6건으로 감소했다.증권사들의 지정 자문인 상장 실적도 급감했다. ‘코넥스 지정 자문인 강자’로 정평이 나 있는 IBK투자증권은 2023년 5건, 2024년 3건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본시스템즈 1건을 맡는 데 그쳤다. 오션스바이오의 지정 자문인은 교보증권이 담당했다.코넥스는 지난 2013년 개설된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 시장이다. 창업 초기 소규모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모험자본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코스닥 상장 전 투자자들을 만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일종의 ‘중간다리’ 역할을 맡아왔다.하지만, 기술 특례상장, 성장성 특례상장, 이익 미 실현 특례상장 등 코스닥 상장 규제가 완화되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직상장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실제 지난해 기술 성장 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수는 42곳으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이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문호를 넓혀 양적 성장에만 치중한 것이 코넥스에게는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요건을 낮추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직상장하려는 수요가 확대됐다”며 “코넥스 시장을 경유한 코스닥 시장 진입은 기업마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조건이 있는데(이전상장 특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페이버가 느껴지지 않아 기업뿐만 아니라 VC(벤처캐피탈) 등 기관투자자들도 코넥스 시장 진입을 꺼려한다”고 설명했다.이에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에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의뢰해 코스닥·코넥스 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올해 초 발표된 ‘IPO(기업공개)·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 지원 확대·설명회 개최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금융당국 조직개편으로 지연됐던 시장 구조 개편도 점차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시장에서는 코스닥 상장요건을 다시 강화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도록 유도하거나 코스닥 시장과 대비되는 획기적인 우수 기업 상장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코스닥 시장과 적절한 차별화를 유지할 수 없다면 코스닥·코넥스 시장의 통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넥스 시장은 개설 초기 여러 가지 미흡했던 사항을 개선하며 성장했으며 본래 목적인 상장사의 코스닥 이전상장도 적절하게 이뤄졌지만, 코스닥 상장요건이 크게 완화되면서 코넥스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서는 코넥스 시장의 기능·역할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