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자막·화면해설로 콘텐츠 접근성 제고비장애인도 더빙·자막 고도화 수혜 받아외화 확대, 제작 효율성 향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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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콘텐츠의 힘과 사회적 의미는 장애인을 배려하고 돕는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며 배리어프리 콘텐츠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벽을 무의미하게 만들자는 것이다.”시각장애인 이동우씨는 배리어프리 콘텐츠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넷플릭스에서 화면해설 작가로 활동 중인 그는 작업 과정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배리어프리의 축소판이라고도 말했다.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에 진심인 넷플릭스에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용 자막을 통해 넷플릭스가 장애인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즐기는 모두의 접근성을 높이고 함께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누구나 제약없이 콘텐츠를 즐겨야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구독자 층을 넓히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 전략으로서 배리어프리 문화를 확장하는 데 앞장서는 것.넷플릭스는 1일 배리어프리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장애인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작해 온 사례를 공유했다. 이날 ‘배리어프리 사례집’ 발간을 기념한 식전 행사로 서울맹학교·서울애화학교 학생 200여명이 참석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배리어프리 버전 상영회도 진행됐다.넷플릭스가 한국어 청각장애인용 자막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현재 글로벌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의 80%에는 청각장애인용 자막이 제공되고 있다. 현재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100% 청각장애인용 자막이 지원된다.청각장애인용 자막은 인물의 대사뿐만 아니라 화자 정보를 별도로 표기하고, 효과음과 음악 분위기 등 소리에 대한 묘사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넷플릭스는 더 나은 자막을 제공하기 위해 별도 모니터링 요원을 두고 있으며, 실제 청각장애인 의견을 바탕으로 제작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긴장감을 주는 ‘째깍째깍’ 소리에 대한 자막을 만들 때 맥락을 포함해서 전달하는 방식이다.배리어프리 자막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청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콘텐츠 시청 시간의 약 44%는 청각장애인용 자막과 함께 이뤄졌다. 순수하게 대사만을 문자로 제공하는 ‘한국어 원어 자막’도 선호하는 자막의 형태가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한 부분이다.영상 속의 시각 정보를 담는 화면해설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드라마나 영화 외에 예능과 다큐멘터리 등 장르도 다변화하고 있다. 고품질의 화면해설 작업을 위한 시각장애인 작업자 양성도 넷플릭스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다.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의 바다’는 화면해설과 더빙을 바탕으로 한 배리어프리가 가장 극적으로 구현된 사례다. 가수 민경훈의 내레이션과 시각장애인 아나운서 허우령의 화면해설이 어우러져 화면을 보지 않더라도 생생하게 화면을 떠올리며 즐길 수 있는 것이다.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을 위해 넷플릭스가 투자한 시간과 인력에 대한 지표도 공유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 콘텐츠 청각장애인용 자막 제작에 투자한 시간은 2만9568시간이다. 또한 ‘오징어게임’ 시즌 3 제작 과정에서 더빙은 25개 언어, 화면해설은 19개 언어가 제작됐으며 참여한 작업 인원은 1320명에 달한다.배리어프리를 지원하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가치는 ‘동시성’에서도 드러난다. 김경식씨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화면해설 작업에 참여한 이동우씨는 “예전에는 인기 콘텐츠와 영상의 배리어프리 버전을 기다리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며 “넷플릭스 콘텐츠는 글로벌에서 동시에 오픈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시에 즐기고 접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향후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외에도 외화에서 청각장애인용 자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수연 넷플릭스 시니어 로컬라이제이션 프로듀서는 “청각장애인용 자막과 화면해설 작업을 동시점에 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제작 과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