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형, 환자 편의성·특허 연장 등 효과 톡톡MSD '키트루다 큐렉스' 美 FDA 승인 … 알테오젠 기술력 주목유한양행 렉라자, '리브리반트 SC' 美 허가 앞두고 동반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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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삿바늘.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들이 항암제의 투여 방식을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바꾸는 전략에 속속 나서고 있다. SC 제형은 환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동시에 제네릭(복제약) 진입 이후에도 매출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이 같은 흐름은 알테오젠, 유한양행 등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직결될 전망이다.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머크(MSD)의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 SC 제형인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기존 정맥주사(IV)는 투약하는데 30분 이상 소요됐지만 큐렉스의 경우 주입 시간이 1~2분으로 대폭 줄어들며 환자들의 치료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머크는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 'ALT-B4'를 도입해 키트루다를 SC 제형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이에 따라 알테오젠이 조 단위 규모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 1일 MSD로부터 FDA 승인에 대해 약 350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한다고 공시했다.또한 향후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유입될 예정으로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내 플랫폼 기술이 세계 최대 매출 항암제에 적용돼 상업화 성과를 낸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키트루다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으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만 294억8200만달러(약 41조원)를 기록했다.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병용으로 사용되는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도 SC 제형 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리브리반트는 IV 제형으로 환자가 약 5시간 동안 투여를 받아야 하지만 SC 제형으로 전환되면 투여 시간이 5분 내외로 단축된다. 환자 편의성은 물론 의료 현장의 효율성도 크게 개선되는 셈이다.J&J는 지난해 FDA에 리브리반트 SC 허가 신청을 했으나 제조시설 문제를 지적한 보완요구서(CRL)를 받으며 승인이 지연됐다. 그러나 임상 데이터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10월, 늦어도 연내에는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유럽에서는 이미 지난 4월 허가를 받은 바 있다. FDA 허가가 확정되면 렉라자 매출에도 직접적인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SC 제형 전환은 단순한 복약 편의성 개선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의 핵심 방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IV 제형은 제네릭이 등장하면 매출이 급격히 줄지만 SC 제형을 확보하면 특허를 다시 등록할 수 있어 제품 수명을 연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다.글로벌 제형 혁신은 국내 제약사에도 직접적인 성장 기회로 이어진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력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안정적인 기술료 수익을 확보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성과가 또 다른 기술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유한양행 역시 렉라자의 매출 확대에 리브리반트 SC 승인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며 중장기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SC 제형은 환자 치료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병원 체류 시간을 줄이고 의료 자원 사용 효율성을 높이며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환자 충성도를 높이고 특허 연장 효과를 통해 매출 하락까지 방어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앞으로도 SC 제형 전환은 특정 항암제에 국한되지 않고 ADC(항체-약물접합제) 치료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히알루로니다제 시장은 2022년 약 9억9500만달러(약 1조3900억원)에서 2030년 약 17억3460만달러(약 2조4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