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다쏘시스템 합류해 3D 플랫폼 기업 마케팅을 대중에게 포커스"구매여정의 '숨은 바이어' 찾으려면 모든 오디언스를 설득해야""ESG, 단순 브랜딩 캠페인 아냐… 비즈니스 성과 창출 이끌어"
  • ▲ 빅투아 드 마제리(Victoire de MARGERIE) 다쏘시스템 기업가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사장(Vice President Corporate Equity, Marketing & Communications). ⓒ다쏘시스템
    ▲ 빅투아 드 마제리(Victoire de MARGERIE) 다쏘시스템 기업가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사장(Vice President Corporate Equity, Marketing & Communications). ⓒ다쏘시스템
    B2B 마케팅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하나의 메시지로 모두를 설득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특히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이 일반 언어로 표현되기 힘든 것도 문제다. 반면 다쏘시스템은 '사람'에 집중하며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곧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진다는 철학 아래, 데이터와 공감을 결합한 B2B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6일 브랜드브리프는 인터뷰를 통해 빅투아 드 마제리(Victoire de MARGERIE) 다쏘시스템 기업가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사장(Vice President Corporate Equity, Marketing & Communications)을 만나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일반적인 B2B 방식에서 인간, 경험 중심으로 전환시킨 이유를 물었다.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2018년 다쏘시스템에 합류해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전 세계에 알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1981년 프랑스 다쏘 항공의 3D CAD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시작한 다쏘시스템은 다양한 산업을 디지털로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3D 플랫폼 기업이다. 자동차, 항공, 건축, 제조, 생명과학, 소비재, 도시 등 14개 주요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제품·공정·도시 전체를 디지털로 구현해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도록 지원한다.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다쏘시스템의 솔루션은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의 삶,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낮다"며 "비즈니스 영위하기 위해선 B2C적으로도 대중에게 잘 알려지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대표에게 우리 회사가 왜 구글만큼 유명하지 않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비행기는 물론 운동화까지 다쏘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멋들어진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중이 실제 경험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그렇게 시작된 것이 2020년 시작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오직 사람이 만들어 나간다(The Only Progress is Human)'다.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물 보존, 문화유산 보호, 도시 재생, 헬스케어 혁신 등 10대 사회적 도전을 지속 가능한 기술로 해결하는 이 장기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해당 캠페인은 다쏘시스템의 '가상 세계를 창조해 현실 세계를 개선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며 "우리는 지속가능한 미래가 가상 세계를 실제 삶에 활용할 때 비로소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차원을 넘어,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산 이전 단계에서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곧 지속가능성 가치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 ▲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3D 맵핑으로 구현된 미래 도시. ⓒ다쏘시스템
    ▲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3D 맵핑으로 구현된 미래 도시. ⓒ다쏘시스템
    한국에서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아티스트 강이연과 협업해 '미래 도시' 3D 비디오 매핑을 선보인 바 있다. DDP는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다쏘시스템 제공 솔루션 중 하나인 '카티아(CATIA)'를 사용해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력한 곡선 형태가 특징인 신미래적인 디자인을 통해 DDP는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상태다.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DDP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다쏘시스템과 함께한 곳이라 의미가 깊었다. 너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열광해 주셨고, 저에게도 감성적으로 큰 인상을 준 캠페인을 꼽으라면 단연 DDP 프로젝트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SNS에서는 엄청난 호응을 얻으며 약 1억건의 노출을 기록했고, 한국 내 다쏘시스템의 글로벌 인지도를 7%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며 "실제 대중과의 소통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능한 한 많은 대중에게 다쏘시스템을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B2B 비즈니스 성과로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또한 브랜드 캠페인을 단순히 대외적 이미지 제고 차원이 아닌, 지속가능성성 가치 실현과 비즈니스 성과 창출을 동시에 이끄는 전략적 도구로 보고 있는 것이다.

  • ▲ 빅투아 드 마제리(Victoire de MARGERIE) 다쏘시스템 기업가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사장(Vice President Corporate Equity, Marketing & Communications). ⓒ다쏘시스템
    ▲ 빅투아 드 마제리(Victoire de MARGERIE) 다쏘시스템 기업가치,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사장(Vice President Corporate Equity, Marketing & Communications). ⓒ다쏘시스템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영감은 사람에서 받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오직 사람이 만들어 나간다' 캠페인은 명확한 목적과 KPI(핵심성과지표), 그리고 타깃 ROI(광고 대비 수익)가 있다"며 "특히 구매 여정에서 '숨은 바이어(hidden buyer)'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들은 구매 담당자 외에도 사업자, 시설 관리자, 또는 현장 책임자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의 솔루션을 선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 고객군만이 아니라 모든 오디언스를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캠페인은 저희 솔루션의 실질적인 효과와도 연결된다. 예를 들어 로봇 버거 조리 시스템을 개발한 애니아이(Aniai)는 3DEXPERIENCE 플랫폼 도입 후 설계 주기를 20% 단축하고 비용을 30~40% 절감했으며, 덴티움(Dentium)은 시뮬레이션 도구를 통해 제품 품질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런 사례들이 바로 캠페인의 메시지, 즉 '기술을 통한 지속 가능한 혁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국적 항공기업 에어버스에서 대외협력 부사장을 역임한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마케터들이 엔지니어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팁을 건넸다.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엔지니어들은 정확성, 기능성, 과학적 근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단순히 감성적인 접근보다는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검증 가능한 결과를 기반으로 대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에어버스에서 10년간의 경험은 지금 다쏘시스템에서 솔루션 기획과 전략을 세우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성과 사례나 데모 체험을 통해 기술의 가치를 체감하게 하고, 명확하고 투명한 근거로 커뮤니케이션할 때 신뢰가 쌓인다. 결국 엔지니어의 사고방식을 존중하며 '기술을 사람과 세상에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이 가장 강력한 소통 전략인 셈"이라며 "현재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도 설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진 않았다. 우리는 서로 믿는 관계이자, 다쏘시스템의 저력 보여주는 캠페인이었기 때문에 모두 바로 수긍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빅투아 드 마제리 부사장은 "'오직 사람이 만들어 나간다' 캠페인은 정말 큰 모험이지만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며, 다음 스텝은 다큐멘터리 제작이다"라며 "확실한 것은 한국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이처럼 규모 있는 캠페인을 한국에서 계속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