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대 약세 … 코스닥도 0.33% 약보합뉴욕증시, 일제 폭락 후 트럼프 ‘화해’에 선물↑“단기 변동성 불가피 … 반도체株 조정 시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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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리스크 재점화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반도체 등 주도주 섹터의 상승 여력이 여전히 높아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3610.6)보다 48.47포인트(-1.34%) 내린 3562.13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52포인트(-1.68%) 하락한 3550.08로 개장한 뒤 낙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394억원, 163억원을 순매도 중이지만, 개인은 337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거래량은 1억2888만주, 거래대금은 4조103억원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전장(859.49) 대비 2.8포인트(-0.33%) 내린 856.69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43억원, 16억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는 반면 기관 홀로 113억원어치를 사들이는 중이다.

    앞서 지난 10일(현지 시각)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일제히 급락한 바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8.82포인트(-1.90%) 내린 4만5479.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82.60포인트(-2.71%), 820.20포인트(-3.56%) 급락한 6552.51, 2만2204.43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 관세 리스크가 정점이던 지난 4월 10일 4.31% 폭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한국 주식형 ETF(상장지수펀드)인 블랙록 'iShares MSCI South Korea ETF(EWY)'과 프랭클린템플턴 ‘Franklin FTSE South Korea(FLKR)’도 지난 10일 하루 만에 3.25%, 3.01%씩 하락했다. 반면 국내 증시 하락을 3배로 추정하는 인버스 ETF인 ‘Direxion Daily South Korea Bear 3X(KORZ)’는 10.08%나 급등했다.

    이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한 영향이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9일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했고 14일부터는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순 톤(net ton)당 400위안(한화 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 행정부는 10일 중국에 대한 기존 관세율(평균 55%)에 100%를 추가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한다는 조치로 맞불을 놨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닌 도우려는 것”이라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시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 그는 중국의 불황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다른 사람들에겐 11월 1일이 임박한 시점 같겠지만, 나에겐 아주 먼 미래와 같다”고 말해 관세 발효 시점 전까지 협상의 여지도 남겼다.

    시장의 우려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오전 9시 기준 뉴욕증시에서 다우 선물은 0.77% 상승하고 있으며 S&P500 선물과 나스닥 선물도 각각 1.05%, 1.48% 강세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암호화폐(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도 24시간 전보다 3.89% 오른 11만5022.2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장 달래기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급변하는 증시 환경의 대응 전략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 주도주 중심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반도체주들과 실적 모멘텀이 높은 종목들의 상승 여력이 크다고 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9~10월 외국인 순매수 금액 중 76%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중돼 있는데, 현재 코스피 반도체의 12개월 예상 영업이익률은 21%로 이전 최고점인 29%와 차이도 크고 미국 테크 섹터와의 차이도 큰 편이라 추가적인 상향 조정 여지가 있다”며 “실적 발표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해 최근 이익모멘텀이 강화(12개월 예상 이익 상승)되고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2026년까지)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럴 때일수록 실적이 양호한 주도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측면에서 현재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지수 고점 국면에서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데, 한국 증시 역시 미국 영향을 받아 탄력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한국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전기전자(IT) 업종에 대해 비중을 줄일 때는 아니라고 판단되며 변동성에 노출되겠지만, 아직 주도주의 방향성이 꺾였다고 보기에는 단서가 부족해 주가 조정 국면에서 싼 가격으로 비중을 늘려 대응하는 게 여전히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트럼프의 관세 노이즈로 당분간 투자심리가 약화될 수 있지만, 최근 코스피의 강세를 이끈 것은 국내 요인이 아닌 외국인 수급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가 미국의 AI(인공지능) 밸류체인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외국인 수급은 미국의 AI 테마 강세에 연동된다”며 “코스피의 방향성은 미국의 3분기 실적이 결정할 것이며 미국 빅테크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코스피도 조정 후 빠른 회복을 보일 수 있고 오히려 미-중 무역 전쟁 심화는 글로벌 AI 투자 경쟁을 더욱 촉발시키는 요인이다. 코스피와 한국 반도체에 대해 조정 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