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투자협상 불확실성에 환율 1430원 돌파달러 강세 속 비헤지형 ETF 수익률, 환헤지형의 두 배"불안 요인 지속되면 1450원선까지 상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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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미국 달러화 강세 등 추석 연휴 기간 주요 변수를 한꺼번에 소화하며 1420원대까지 급등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돌파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자 달러자산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환율 변동 위험을 차단한 환헤지형 ETF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부진한 반면, 환율 움직임에 그대로 몸을 싣는 비헤지형(환노출) ETF 투자자들은 웃음 짓는 모습이다.1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미국S&P500 ETF의 최근 한 달(9월 11일~10월 10일) 수익률은 6.03%로, 같은 기간 환헤지 상품인 KODEX 미국S&P500(H) ETF의 3.2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달러 강세로 비헤지형 ETF의 원화 환산 수익률이 크게 뛴 결과다.또 KODEX 미국나스닥100 ETF는 7.88% 상승했지만, 환헤지형 상품은 5.01% 상승에 그쳐 약 2.9%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 외에도 TIGER 미국S&P500 ETF는 한 달간 5.96% 상승한 반면, 환헤지형인 TIGER 미국S&P500(H)는 3.17% 오르는 데 그쳤다.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는 7.82%, TIGER 미국나스닥100(H)는 5.02%로, 역시 2.8%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PLUS 미국S&P500 ETF는 5.83% 상승, PLUS 미국S&P500(H)는 3.23%에 그쳐 약 2.6%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해외 투자형 ETF는 투자자가 원화로 납입한 자금을 달러로 바꿔 미국 등 해외 시장의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는 구조다. 이후 환매 과정에서 다시 원화로 전환해야 하므로, 환율 변동에 따라 실제 투자 성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때 환헤지 상품은 환율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리 정해둔 환율로 거래하는 선물환 계약 등을 활용, 달러 가치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취한다.반면 환노출 상품은 이런 장치 없이 환율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 달러 가치가 오를 때는 환차익 효과가 더해져 수익률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손실이 커질 위험도 함께 안는다. 특히 최근처럼 환율이 큰 폭으로 요동치면, 헤지 비용이 상승해 환헤지 상품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는 구조다.최근 한 달 동안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2.9% 하락했다. 대내외적 환율 불안 요인이 겹친 탓이다. 대미 투자협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주말 사이 재확산된 미·중 무역갈등 역시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해 이날 환율은 143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불안 요인을 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만큼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입장이다.문홍철 DB증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에 대미 투자 불확실성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현 상황만 놓고 보면 환율은 지금이 저점일 수 있다"면서 "결국 환율 하방 재료는 한미 투자협상 타결뿐인데, 협상 미타결이 이어진다면 전고점 기준으로 1450원이 1차 상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사이클이라는 점과 더불어 글로벌 주요국들 정치적인 이슈가 재차 잠잠해지면 달러는 다시 약세 방향으로 돌아설 수 있다"면서도 "다만 원화가 그만큼 따라서 가치가 오를지는 의문이다. 현재 환율 수준이 너무 높은 수준이라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겠지만 기대만큼 내려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