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1~50위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 279.7%매출액·영업이익 1년새 각각 36.2%·4.6% 감소하반기 청약미달 48곳 중 41곳 중견건설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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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꺼진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중견건설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분양 증가,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맞물리면서 수익성 감소는 물론 부채비율도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에 공사채권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건설업계 '돈맥경화'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반기 미분양 사업장 85%가 중견건설사에 집중되면서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시평순위 11~50위 중견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은 279.7%로 나타났다. 이 중 13곳이 부채비율 200%를 웃돌았다. 부채비율은 재무건전성 지표중 하나로 통상적으로 200%이상일 경우 재정관리에 이상이 생겼음을 의미한다.건설사별로 보면 태영건설이 91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호건설 607.2% △HJ중공업 564.9% △코오롱글로벌 388.3% △두산건설 364.3% △HL디앤아이한라 305.3% △신세계건설 259.8% △동부건설 248.9% △계룡건설산업 224.1% △SGC이앤씨 221.3% △효성중공업 208.5% △한신공영 207.3% △KCC건설 204.8% 순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유동성도 심각한 상황이다. 유동비율은 1년내 현금 등으로 유동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같은 기간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것이다. 건설업계에선 일반적으로 150%이상은 돼야 양호한 수준으로 본다. 유동비율이 150%미만인 것은 유동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유동비율이 150%이하인 건설사는 △두산에너빌리티 113.1% △계룡건설산업 147.0% △코오롱글로벌 85.3% △태영건설 77.6% △KCC건설 110.3% △금호건설 86.4% △두산건설 82.2% △한신공영 142.2% △효성중공업 100.2% △동부건설 137.5% △HL디앤아이한라 142.9% △HJ중공업 72.9% △삼성E&A 144.6% △BS한양 102.1% △SGC이앤씨 133.2% △HS화성 121.1% △성도이엔지 148.6% 등 17곳이다.해당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올해 28조1514억원으로 전년동기 44조1522억원 대비 16조8억원(3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조5699억원에서 1조4983억원으로 715억원(4.6%) 감소했다.기업별로 보면 △두산에너빌리티 △서희건설 △태영건설 △동원개발 △삼성E&A △동양건설산업 등에서 실적 부진이 발생했다.반면 건설사가 공사를 하고 아직 받지 못한 돈을 의미하는 공사채권은 늘었다. 미청구공사액은 6조8977억원에서 18조7449억원으로 1년새 171.8% 급증했다. 공사미수금도 지난해 5조8719억원에서 올해 6조3426억원으로 4707억원(8.0%) 늘었다.이런 가운데 지방 미분양과 원자재값 상승 리스크가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중견건설사 재무부실도 심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사결과 2020년 기준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으로 상승했고 지난해 9월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 결과 올해 8월 기준 공사비지수는 131.03으로 2020년에 비해 약 31.03% 오른 상태다.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가 여전히 지속중인 상황에서 장기간 상승했던 원자재가격이 갑자기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택에 치중된 중견·중소건설사들은 주택부문 원가 상승과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지방 미분양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613가구로 전월 6만2244가구 대비 7% 늘었다.증가율은 수도권이 10.1%로 지방 6.2%보다 높았으나 물량으로 보면 지방이 3021가구로 수도권 1348가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방 가운데 대전(64.1%)과 부산(28.2%), 충남(28.2%)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권역별 미분양 비중은 지방이 78%로 압도적이다.'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8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584가구로 7월보다 1.9% 늘었다.하반기 청약성적도 좋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1·2순위청약을 진행한 민간 분양단지 94곳중 48곳(51.1%)이 0%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달이 발생한 48곳 가운데 41곳은 중견건설사 아파트로 나타났다. 청약경쟁률이 0%대라는 것은 모집가구보다 청약신청이 적게 들어와 최종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는 의미다.건설업계에선 PF부실과 고금리 부담, 원자재 상승과 금융권 대출축소가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체력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어서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부채의존 경영과 미분양 리스크를 무시한 영업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시평 100위권 내에서도 추가 법정관리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경영악화로 몸살을 앓는 경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한번 방향성이 바뀌면 최소 수년간 계속돼 현재 단기간 업황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양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