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2.52%로 1년 만에 상승 전환 … 금융채·예금금리 영향하나·국민·우리은행 등 잇따라 주담대 금리 인상 반영비대면 대출 중단·대출한도 축소 등 규제 후폭풍 본격화“정책·금리 겹악재에 실수요자 이중고 … 시장 경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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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5 부동산 대책 여진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전산 시스템 반영을 이유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접수를 중단한 가운데, 주담대 변동금리마저 1년 만에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서민들의 ‘이중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흐름이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자금 경색은 한층 심화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가주택 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축소하고, 1주택자의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발표했다. 여기에 스트레스 금리를 기존 1.5%에서 3%로 상향하고,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15%→20%) 조치를 시행하는 시기도 앞당겼다.

    대출 문턱을 높이는 정부의 극약처방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을 필두로 대출 창구를 줄줄이 걸어잠그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아파트론2’와 ‘하나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의 신규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 10·15 대책에 따른 전산 시스템 개편 작업이 이유지만, 사실상 대출 한도 조정과 심사 강화가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유사한 이유로 비대면 대출 접수를 제한하거나, 금리·한도 조정에 나서는 분위기다.

    여기에 은행권 자금조달 비용까지 오르며 주담대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8월(연 2.49%)보다 0.03%포인트 오른 2.52%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의 반등이다. 정기예금과 금융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진 영향이다.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신규 취급 주담대에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한다. 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기존 3.85~5.25%에서 3.88~5.28%로, 우리은행은 3.79~4.99%에서 3.82~5.02%로 각각 조정된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 입장에서 체감 가능한 금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과 예대율 관리 부담으로 조달금리가 높아졌고, 일부 은행은 전산 반영 과정에서 금리·한도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비대면 대출이 일시 중단되는 사례는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주택시장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금리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경우 서민층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주거 이동성마저 제약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리·은행 내부 리스크 관리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주택대출 환경이 빠르게 경색되고 있다”며 “이자 부담 확대가 소비 여력 축소로 이어질 경우 경기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