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5.5톤 갈륨 생산목표 … 110억원 수익 기대中 생산 98%·수입 의존도 70% … 공급망 자립 시급부산물 인듐까지 확보 … 최대 80억원 추가 수익 전망
  • ▲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 준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고려아연
    ▲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 준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고려아연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이 전략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나섰다. 앞서 게르마늄 생산 시설 구축에 이어 중국의 수출규제1호 품목이었던 갈륨 생산 공장을 신설하며 국내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19일 울산 온산제련소에 557억원을 투자해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연구소와 핵심 기술진을 중심으로 '최신 갈륨 회수 기술' 상용화·최적화한 결과 설비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2028년 상반기 시운전을 거쳐 본격 상업 가동에 돌입하면 연간 약 15.5톤(t)의 갈륨을 생산해 약 110억원의 이익(갈륨 가격 1kg당 920달러 기준)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은 약 762t으로, 이 중 98.7%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중국이 대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통제 품목을 확대하면서 갈륨 확보는 주요국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 역시 갈륨 수입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갈륨은 반도체와 발광다이오드(LED), 고속 집적회로 등 주요 첨단산업에서 반드시 들어가는 핵심 소재 중 하나다. 우리 정부는 자원안보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33종의 하나로 갈륨을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에너지법에 따라 정한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목록에 갈륨을 포함해 국가 안보 측면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23년 8월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작했으며 올해  4월 7종의 희토류에 대한 수출통제를 추가로 단행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희토류 수출통제 역외 적용, 수출통제 품목 확대 등 수위를 한층 더 높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관세 100%를 예고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는 이번 고려아연의 투자가 기술 자립화를 통한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갈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인듐을 연간 16t 이상 추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약 80억 원(인듐 1t당 5억 원 기준)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듐은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주요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소금속으로 최근 5년간 가격이 약 2배 상승했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150t의 인듐을 생산하며 전 세계 수요의 11%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1위 규모다. 중국 비중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만큼, 국내 기업의 독자적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이 정부에 국가핵심기술 범위를 확대해 새롭게 지정해줄 것을 요청한 '아연 제련 공정에서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이 지난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최종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