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라파마, 룬드벡과 RNA 치료제 옵션 딜 체결파킨슨·조현병 중심 신약개발서 RNA 기반 확장CP-012 임상 1b상 긍정 결과도 발표철저한 검증 기반의 자회사 R&D 체계 강화
  • ▲ 부광약품 본사 전경. ⓒ부광약품
    ▲ 부광약품 본사 전경. ⓒ부광약품
    부광약품의 10년 넘게 이어온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자회사 콘테라파마가 잇따라 연구 성과와 글로벌 협력 계약을 발표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b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낸 데 이어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과 RNA 기반 신약개발 협력을 체결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콘테라파마는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과 RNA 타깃 치료제 연구협력 및 옵션 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알츠하이머·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포함한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룬드벡은 콘테라파마의 RNA 기반 플랫폼 기술(AttackPoint Discovery, OligoDisc, SpliceMatrix)을 결합해 신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콘테라파마가 후보를 도출하면 룬드벡이 이를 임상 및 글로벌 상용화 단계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계약 조건에 따라 콘테라파마는 선급금과 연구비 전액을 지원받는다. 향후 전임상·임상·허가·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과 순매출 기반 로열티도 수령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의 세부 조건은 비공개지만 업계에서는 룬드벡이 과거 체결한 유사한 파트너십을 고려해 타깃당 약 1000만 달러(약 135억원)의 선급금과 최대 1억 달러(약 1350억원)의 마일스톤 등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콘테라파마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첫 공동 연구개발(R&D)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파킨슨병 중심의 치료제 개발에서 한 단계 나아가 RNA 기반 신약개발로 연구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조현병, 이상운동증 등 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주력 파이프라인이던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JM-010'이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회사는 RNA 치료제 연구로 방향을 전환했고, 이번 룬드벡과의 협약을 통해 성과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파이프라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콘테라파마는 지난 9월 파킨슨병 환자의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 임상 1b상에서 긍정적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아침무동증은 아침에 깨어날 때 몸이 굳어 움직이기 어려운 파킨슨병 증상을 말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50~75%가 겪는 증상이다. 회사는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탐색적 단일기관 연구에서 이른 아침 운동기능 저하 개선과 우수한 안전성 및 내약성을 확인했다. 

    부광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드물게 글로벌 자회사 중심의 신약개발 모델을 일찍부터 구축했다. 회사는 지난 2014년 콘테라파마를 인수했다. 

    이밖에도 재규어 테라퓨틱스, 프로텍트 테라퓨틱스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재규어 테라퓨틱스는 역항암제 AhR 길항제 계열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 효력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탐색하기보다 기존 항암제 후보의 효능을 검증하는 연구 단계에 있다.

    프로텍트의 경우 신경퇴행·신경염증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으로 현재는 전임상 단계에서 미국 대학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내부 검증을 거쳐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에만 자금을 투입하며 필요 시 외부 전문가 평가를 병행하는 등 '선택과 집중형 R&D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해외 자회사에서 R&D를 추진하는만큼 리스크를 낮추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부광약품 자회사에 대한 지원 기준을 과거보다 훨씬 엄격하게 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이제는 성공 가능성과 사업성을 철저히 검증한 뒤에만 지원하며 필요 시 외부 전문가 평가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콘테라파마의 이번 옵션 딜은 2014년 인수 이후 연구소 확충과 인력 보강을 통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로, RNA 파이프라인의 미래 가치가 커지고 있어 룬드벡과의 협력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