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독과점 10개 노선 대체항공사에 이관 방침LCC 업계 "김포~제주 노선, 다들 원할 것" 반응인천~시애틀, 에어프레미아-티웨이항공 경쟁 유력수요 하락에 출혈 경쟁, 괌 노선 관심없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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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가 10개 노선 배분에 나선 가운데 '감포~제주' 노선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뉴데일리DB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구조적 시정조치의 일환으로 양사 독과점 항공노선 중 10개 노선을 LCC(저비용 항공사)에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을 두고 LCC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포화상태인 ‘인천~괌’ 노선은 관심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이행감독위원회(이감위)는 지난 20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해 10개 노선 이전을 위한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양사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34개 노선에서 대한항공이 대체 항공사에 공항 슬롯 및 운수권을 이전하도록 구조적 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이번에 이전 절차가 개시되는 노선은 ▲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 ▲인천~괌 ▲부산~괌 ▲인천~런던 ▲인천~자카르타 ▲김포~제주 ▲광주~제주 ▲제주~김포 ▲제주~광주 등 10개다.다만 인천~호놀룰루 노선과 인천~런던 노선은 미국 경쟁당국과 영국 경쟁당국에서 각각 에어프레미아, 버진아틀란틱을 대체 항공사로 이미 지정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노선 배분은 8개다.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8개 노선 중 ‘김포~제주’. ‘제주~김포’ 노선이 LCC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김포~제주 노선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다.올해 8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2024 세계항공운송통계보고서(WAST)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약 1320만명으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김포~제주 노선의 수요가 워낙 많다는 점에서 LCC들이 ‘확보하고 싶은 노선’ 1순위로 꼽힌다. -
- ▲ 이번 노선 배분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에 대한 조치로 진행된다. ⓒ뉴데일리DB
반면, 인천~괌, 부산~괌 노선의 경우 관심을 갖는 LCC가 전무한 상태다.과거 괌 노선은 신혼여행이나 휴양지로 각광을 받던 곳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일본, 베트남이 인기 해외여행지로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아졌다.또한 환율 상승, 낙후된 시설 등도 괌 노선 수요가 하락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공정위는 인천~괌 노선 등 주요 노선을 대상으로 2019년 공급 좌석의 90% 이상 유지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한 점도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수요는 줄었는데 공급이 늘면서 제주항공은 오는 26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인천~괌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도 이달 20일부터 11월 16일까지 한시적으로 해당 노선 운항을 하지 않는다.LCC 관계자는 “김포~제주 노선은 다들 갖고 싶어할 것이고 받으면 무조건 이득”이라면서 “인천~괌 노선은 지금도 포화 상태에 출혈 경쟁을 하고 있어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귀뜸했다.다른 LCC 관계자도 “이번 노선 배분에서 가장 핵심은 ‘김포~제주’”라면서 “괌 노선은 공정위 조치로 대한항공 계열인 진에어와 에어서울이 증편하면서 ‘메리트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인천~시애틀 노선의 경우에는 미주 노선에 강점이 있는 에어프레미아가 받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
- ▲ 괌 노선은 원하는 LCC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데일리DB
다만 지난해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서유럽 노선에 이어 최근 벤쿠버 노선까지 확대한 티웨이항공이 북미 노선 추가를 위해 시애틀 노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인천~시애틀 노선의 거리와 각 LCC의 보유 기종을 감안하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곳은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정도로 압축되는 점도 이같은 예상에 힘을 싣는다.인천~자카르타 노선은 일부 LCC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제주 노선을 제외하면 LCC들의 입장에서는 인천~자카르타 노선이 ‘차선책’으로 볼 수 있어서다.일각에서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이 해당 노선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제주, 제주~광주 노선은 LCC들이 선호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한편, 이번에 이전 절차가 개시되는 노선들은 앞으로 대체 항공사 선정 공고·접수 및 적격성 검토,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 대체 항공사 평가·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슬롯 및 운수권이 배분된다.대체 항공사로 선정된 항공사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배분받은 노선에 취항할 수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10개 노선의 이전 절차가 마무리되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던 독과점 노선들에 대체 항공사가 진입할 것”이라며 “항공시장에서 경쟁이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