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놀이 아연 이온 이동 조절해 부식 억제아연 표면에 균일한 보호막 형성해 성능·수명↑서울대 서영은 교수팀과 공동 연구에너지·환경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앤 엔바얼멘털 사이언스'에 게재
  • ▲ 연구팀. 왼쪽부터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성영은 교수(이상 공동 교신저자),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이영훈 박사후연구원(제1저자).ⓒ고려대
    ▲ 연구팀. 왼쪽부터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성영은 교수(이상 공동 교신저자),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이영훈 박사후연구원(제1저자).ⓒ고려대
    고려대학교는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연구팀이 피부 보습제 성분인 판테놀(프로비타민 B5)을 전해질(물 따위의 용매에 녹아 음·양의 이온이 생기는 물질)에 적용해 장수명·친환경 수계 아연 전지를 구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성영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했다.

    수계 아연 전지는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실제 구동 과정에서는 아연 음극 부식과 덴드라이트(충·방전 과정에서 아연이 고르지 않게 쌓이며 나뭇가지 모양으로 뻗어나가는 결정)로 인해 전지 수명이 짧아지고 충·방전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 연구가 진행됐지만, 대부분 독성이 있거나 환경 부담이 커 수계 전지의 친환경성을 해쳤다.
  • ▲ 판테놀(프로비타민 B5) 분자 구조와 프로비타민 B5-아연 이온 복합체를 나타낸 모식도.ⓒ고려대
    ▲ 판테놀(프로비타민 B5) 분자 구조와 프로비타민 B5-아연 이온 복합체를 나타낸 모식도.ⓒ고려대
    공동 연구팀은 피부 보습제 성분으로 알려진 친환경 물질 판테놀을 전해질에 적용했다. 판테놀은 아연 이온의 이동을 조절해 부식과 수소 발생을 억제하고, 고른 아연 증착을 유도해 덴드라이트 성장을 막는다. 또한 아연 이온과 결합해 형성된 복합체가 전지 반응을 안정시켜 충·방전 과정에서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실험 결과, 판테놀 기반 전해질은 아연 표면에 균일하고 안정적인 보호막을 형성하며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높였다. 아울러 판테놀 덕분에 아연이 얇고 고르게 증착돼 전기도금 음극 제조 공정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유승호 교수는 "수계 아연 전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친환경성과 성능을 모두 만족하는 전해질 개발이 핵심"이라며 "이번 연구는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아연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해 차세대 친환경 전지 기술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에너지·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 엔바얼멘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너지와 환경과학)'에 지난 9일 온라인 게재됐다.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이영훈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 고려대 유승호 교수와 서울대 성영은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원천기술국제협력개발사업(이차전지 국제공동연구)과 개인기초연구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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