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FI로부터 11번가 지분 매수 예정지난 23년 콜옵션 행사 포기 이후 2년만, 4000억원대 예상이커머스 경쟁 속 적자 11번가 경쟁력 회복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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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스퀘어
SK스퀘어가 결국 11번가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지분을 되사온다. 상장(IPO) 실패시 원금을 보장하기로 한 콜옵션을 포기한 지 약 2년만이다. 이로서 11번가는 강제매각(드래그얼롱)의 가능성을 피했지만 비주력 사업에 매각을 추진해온 SK스퀘어 입장에서는 다시 11번가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29일 SK스퀘어에 따르면 이날 회사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컨소시엄(국민연금·H&Q코리아파트너스·MG새마을금고)으로부터 11번가의 지분을 되사오는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FI가 보유한 11번가의 지분은 18.18% 규모이다.SK스퀘어는 최근 FI와 지분 매입에 대해 논의해왔는데, 전일까지만 해도 양측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막판 양측이 극적 합의를 이루면서 SK스퀘어가 이사회를 개최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SK그룹 관계자는 “금일 이사회 이후 의결에 대해 공시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11번가의 지분 18.18%를 얼마에 되사올지에 대해서는 추측이 무성하지만 약 4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FI가 2023년 11번가에 투자한 금액이 5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11번가로부터 배당을 통해 600억원을 회수했는데, 최소 원금을 상회하기 위해서는 SK스퀘어가 최소 440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이 출자금은 SK스퀘어가 아닌 계열사의 참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SK스퀘어가 이런 거래를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11번가는 5년 내 IPO를 성공하는 조건으로 FI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SK스퀘어가 원금에 연 8%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콜옵션이 존재했지만 이는 SK스퀘어의 포기로 인해 행사되지 않았다. 콜옵션이 강제 조항은 아니지만 자본시장의 신뢰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긴 사례로 꼽힌다.당시 FI는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최대주주 지분까지 묶어 강제 매각하는 드래그얼롱을 계약에 넣어놨는데, 이 때문에 11번가는 FI 주도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이런 상황이 변한 것은 SK스퀘어의 두 번째 콜옵션 만기 시점이 도래하면서다.SK스퀘어는 이달 초 도래한 콜옵션 2차 행사 마감을 앞두고 FI와 지분을 되사오는 조건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FI의 출자금 50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이 국민연금이었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었다.결과적으로 SK스퀘어가 11번가 지분을 되사오면서 11번가는 다시 SK그룹 품에 남게 될 전망이다.다만 과제는 여전하다. 문제는 2018년 당시 2조7000억원으로 추정됐던 11번가의 몸값은 8000억원대로 추락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독주 속에서 오픈마켓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11번가는 2019년 이후 단 한번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이에 따른 SK스퀘어의 ‘리벨런싱’도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 SK스퀘어는 최근 몇 년간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AI·반도체 투자에 나서는 체질 변화를 진행해왔다. 회사 입장에서는 ‘리벨런싱’을 위해서라도 11번가의 경쟁력을 확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