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떠나나 … 코스피 4 거래일 연속 순매도삼성전자도 28·29일 연이틀 200만주 이상 팔자AI 최대 수혜 SK하이닉스도 4거래일 연속 매도세메타발 AI 거품론 재점화+실적 우려에 美 증시 하락 美 금리인하 속도조절 … 달러 강세에 외인 자금 떠날수도 "美 증시 조정" 경고도 잇따라 … 韓 증시도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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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피' 역사 달성의 일등공신인 외국인이 4일 연속 '팔자'에 나서면서 외국인발 증시 상승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그간 코스피를 이끈 양대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수그러들고, 미국 메타발 AI(인공지능)거품론까지 불거지면서 한국 증시가 숨고르기냐, 조정 국면 돌입이냐라는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8일 1조6379억원, 29일 1066억원, 30일 1173억원, 31일(오전 기준) 2245억원 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4일 연속 순매도 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8일~29일 이틀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60만429주, 201만9188주를 매도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200만주 이상 이틀 연속으로 순매도한 지난 5월 이래 처음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 22일~23일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318만9919주, 263만4122주를 매도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무섭다. 외국인들은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으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248만6735주를 매도해 정점을 찍었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 주식을 200만주 이상 순매도한 것은 7월 이래 처음이다. 외국인은 지난 7월 17일 SK하이닉스 주식 204만5533주를 매도한 바 있다. 

    여기에 메타발 AI 거품론이 불거지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에도 힘이 실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메타는 급증하는 AI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2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데, 설비투자 규모가 지나치다는 우려로 회사의 주가는 전날 10% 넘게 빠지기도 했다. 

    또한 외신 등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메타 초지능 연구소' 외부 채용을 이달 중단했다. 이를 두고 외신에선 AI 산업 과열이 식어가고 있는 징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난다(NANDA) 연구팀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들 가운데 매출 성장이 빨라진 곳은 약 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AI 도입에 따른 이익이 거의 없었다고 발표하면서 'AI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국제금융센터도 글로벌 증시에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김우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과 고재우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시장 고평가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증시 급락 가능성에 대한 위험 신호 ▲경기 측면에서의 주가 상승 모멘텀 약화 등은 S&P 500 지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미국 경제 및 정책 불확실성 확대, 미·중 갈등 재점화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주식 시장 고평가 우려와 맞물려 증시 조정을 촉발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요 19개 투자 기관의 올해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전망치 평균값은 6538.16으로, 지난 28일의 6890.89보다 300포인트 이상 낮았다. 다수 기관에서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S&P 500 전체 시가총액에서 M7이 차지하는 비율이 32.6%에 달하는 등 시장 집중도가 높아진 점은 향후 금융시장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주 투자로 유명한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시장에 '전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시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미국 연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0.25%포인트 내렸으나 12월 추가 인하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ECB(유럽중앙은행) 내부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조절을 시사한 매파적 발언 이후 달러화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476 수준이다. 간밤 99.719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가 예상될 경우 미국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우리 증시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증시 조정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현금 및 단기투자자산을 사상 최고치인 3440억 달러(약 470조원) 가량 비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