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와미래재단 산업 탐방 동행 취재세계 최대 규모 초대형 프레스기 단조 작업 한창가스터빈, 1500도 이상 고온서 마하 1 속도 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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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단조 공장 내부 모습. ⓒ두산에너빌리티
경상남도 창원시에는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초대형 플랜트 설비공장이 있다. 전체 면적 430만㎡(130만 평), 축구장 660개 규모로, 이곳은 협력사를 포함한 최고의 기술자 약 5000명이 모인 에너지 설비 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에 다녀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사업을 담당하는 단조·원자력·터빈 공장 등을 직접 방문해 최근 가장 주목받는 '대세 기업'의 위용을 확인했다.서울에서 버스로 약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창원 공장의 드넓은 부지에는 각 공장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주요 시설인 공장은 물론 중앙자재 창고, 석탄을 분쇄해 미세한 상태로 만드는 미분기 작업실 등이 곳곳에 놓여있어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단조(금속을 가열하거나 상온 고체상태에서 압력을 가해 제품을 만드는 것) 공장을 들어가 보니 뜨겁게 달궈진 수백 톤(t)짜리 거대한 쇳덩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괴 온도는 약 1200도로, 순간 공장 내부가 찜질방처럼 뜨거워졌다.단조 공정은 대장간에서 모루 위에 쇳덩어리를 놓고 망치로 두드리는 장면이 연상되지만, 이날 작업은 1만7000t에 달하는 프레스가 쇳덩어리를 수 초간 꾹 누르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 프레스는 높이 23m, 너비 8m에 달하는데, 4개 기둥 방식의 프레스 제품 중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성인 남성 24만 명이 한 방향으로 동시에 힘을 주는 것과 같은 힘을 발휘한다.한국 표준형 원자로 'APR1400'의 원자로는 높이 14.8m, 직경 5.5m, 무게 533t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직접 쇳물을 제작하는 전기로 등 주조 공정과 여기서 생산된 쇳덩어리를 두드려 더 튼튼하게 만드는 단조 공정을 직접 한다. 원전 주기기 외에 초대형 선박 엔진 내부의 대형 회전축(크랭크샤프트)과 제철소 압연용 롤 등도 이곳에서 만든다. -
- ▲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원자력 공장 내부 모습. ⓒ두산에너빌리티
두 번째로 원자력 공장을 방문했다. 지난 1980년에 준공된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센터는 1986년 상업 운전을 개시한 한빛 1호기 원전에 주기기를 납품하며 한국의 자체 원전 시대를 연 의미 있는 곳이다.원자력 공장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핵심 주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제 펌프 등이 제작되는 현장이다. 높이 14.8m, 직경 5.5m, 무게 533톤에 달하는 한국 표준형 APR1400 원자로가 눈에 들어왔다.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회사는 최초 한국형 원전 수출 프로젝트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적시에 준공하고 지난해 5호기까지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또 국내에선 미자립 기술로 남아있던 원자로냉각재펌프(RCP)와 계측제어설비(MMIS)를 국산화, 100% 국산화를 달성한 신한울 1, 2호기 상업 운전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국내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 및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 ▲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의 핵심 구성품인 로터 조립체. ⓒ두산에너빌리티
마지막으로 방문한 터빈공장은 발전소에 공급하는 초대형 터빈과 발전기를 생산하는 터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팀터빈을 돌려 물을 끓이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고온 고압 증기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기술로, 기계공학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알려져 있다.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발전용 가스 터빈은 섭씨 1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음속 이상의 속도로 회전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해 전 세계 다섯 번째로 자체적인 가스터빈 기술을 취득한 기업이다. 설계 국산화율 100%, 제작 국산화율은 90%다.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자체 기술로 제작된 두산 가스터빈의 성공적인 상업 운전을 기반으로 국내 5개 발전소에 대한 가스터빈 공급 계약과 2개의 장기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앞으로도 국내에서 가스터빈 기자재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가스터빈 시장을 더욱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탐방은 재단법인 대한민국역사와미래재단과 함께 했다. 대한민국역사와미래재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1박2일동안 이른바 'K-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산업의 기술 발전과 혁신과정을 체험하고자 오피니언 리더 및 청년세대와 함께 산업현장을 찾았다.이를 위해 첫날에는 한미 간 관세·무역 협상에 이르기까지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오션 등 기업을 탐방했다. 이튿날에는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를 방문해 K-조방원 산업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