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서울 아파트 월세 7.15%↑…10년만 오름폭 최대건영3·대아2 등 300만원대 거래 속속…"100만원도 부담"연쇄 규제탓 '울며 겨자먹기' 월세살이…주거비 부담 심화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여파로 월세값이 치솟고 있다. 규제 탓에 내집마련을 포기한 실수요자들이 대거 임대차시장으로 몰리는 가운데 전세매물까지 급감하면서 월세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지역마저 월세값이 300만원에 이르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7.15% 상승했다. 이는 2026년 통계작성이후 10년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서울 월세 상승률은 2019년까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다 2020년 임대차3법 시행후 오름폭이 가팔라졌다.

    월세 거래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통계'를 보면 임대차거래 총 23만745건 가운데 15만670건(65.3%)이 보증부 월세와 반전세 등을 포함한 월세였다. 월세 비중은 지난 8월 처음으로 60%를 돌파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6·27대출규제'와 '10·15부동산대책'으로 이어지는 고강도 규제 탓에 내집 마련 수요가 대거 월세로 옮겨간 까닭이다.

    강남권 고가주택에서 시작된 월세 상승세는 서울 외곽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노도강, 금관구 등에서도 200만원대 월세계약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고 300만원대 거래도 하나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보증금 6000만원·월세 300만원에 거래됐다. 4일뒤엔 같은평형이 보증금 1억원·월세 26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같은지역 '롯데우성' 전용 101㎡는 보증금 1억원·월세 25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같은단지 전용 115㎡는 시세가 280만원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노원구 공릉동 '대아2차아파트' 전용 114㎡도 지난 7월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300만원으로 계약서를 쓰며 처음으로 300만원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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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초년생과 청년층 거주비율이 높은 관악구에서도 월세가격이 300만원대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지난 9월 관악구 신림동 '신림푸르지오' 전용 84㎡과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2단지' 전용 84㎡는 각각 월세 28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그외 봉천동 △두산아파트 △관악미래가 △보라매롯데캐슬 등 단지가 월세 3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세 마지노선이 250만원대였는데 현재 250만~300만원선에서 거래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300만원대 거래가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세가 100만원만 넘어도 학생이나 일반 직장인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임대인들이 너도나도 월세를 올리는 분위기라 점차 가성비 좋은 매물을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에선 정부의 전방위 규제가 실수요자들을 월세시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27대출규제로 전세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가운데 10·15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내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기면서 전세 매물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이 '임대차 3+3+3'법을 추진하면서 전·월세시장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발의한 해당법안은 갱신 임대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기존 계약갱신청구권을 1회에서 2회로 늘려 최대 9년까지 전세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게 골자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차시장 월세화와 전세매물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월세화에 따른 임차인 주거비 부담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