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쇼핑 등 주요 유통주 약세… 소비 회복 더뎌K뷰티 수출 사상 최대에도 내수·패션 주가는 제자리"소득·고용 안정돼야 소비 살아나 … 단기 부양책 한계"
  • ▲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모습.ⓒ뉴데일리DB
    ▲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모습.ⓒ뉴데일리DB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심리가 달아오른 가운데 유통업계는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첫 4000선을 돌파하고 전날 4200선까지 치솟았지만 내수 경기 둔화와 이익 감소 우려가 여전해 유통주 전반의 주가는 저점을 맴돌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날 종가 기준 7만1800원으로 전일 대비 700원(-0.5%)내렸다. 롯데쇼핑도 6만4400원으로 700원(-1.1%)하락했다. 내수 소비 회복이 더딘 데다 판촉 경쟁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주친화 정책도 단기 반등 동력으로도 부족했다. 이마트는 최저배당률을 25%로 높이고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놨다. 롯데쇼핑도 주주환원율 35%·중간 배당 도입 등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은 배당보다 본업 경쟁력과 소비 수요 회복을 우선 평가하는 모습이다.

    화장품주도 약세다. 아모레퍼시픽은 12만200원으로 700원(-0.6%)하락했고 LG생활건강은 28만6500원으로 2000원(+0.7%)올랐으나 최근 6개월간 약 12% 내렸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20만2000원으로 2500원(-1.2%), 콜마홀딩스는 1만980원으로 70원(-0.6%)하락했다.

    K뷰티 수출 열기와 달리 내수 소비심리와 면세 회복 지연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성장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계 수출액은 85억달러(약 12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수치다.

    패션업계도 부진하다. LF는 1만7680원으로 590원(-3.2%), 한섬은 1만4350원으로 320원(-2.2%),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만원으로 280원(-2.7%)하락했다. 금리·물가 부담 속에서 의류 수요가 둔화된 데다 리브랜딩·오프라인 투자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의류·신발 가계지출은 전년보다 4% 감소했다.

    국내 소매시장도 사실상 정체 국면이다. 통계청은 올해 상반기 소매시장 규모가 254조9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0.0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2014년 이후 연평균 3% 성장하던 흐름이 꺾였고 지난해 성장률(0.8%)보다도 낮다.

    전망도 밝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의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7로 직전 분기(102)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백화점(103)을 제외한 온라인(87), 편의점(83), 대형마트(81) 등 주요 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반도체·조선 등 수출 업종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내수 소비 회복에 대한 확신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연말 성수기 수요도 예년보다 약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수 회복 신호가 확인돼야 유통업종에 본격적인 반등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스피 상승과 달리 내수 소비주는 실물 경기 영향이 더 크다"며 "고용과 물가가 안정돼 가계가 재정적 여유를 느껴야 소비가 살아나고 유통업도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정부의 단기 재정 투입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면서 "지속적인 소득 기반이 마련돼야 유통 회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