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모닉 나노코랄' 구조 활용한 고감도 센서 개발화학성분 구별하는 AI기법과 결합해 질병 진단·진행정도 파악환자군-정상군 구분 정확도 98% 달해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준욱 교수팀, 한국재료연구원과 공동 연구융합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게재
  • ▲ 왼쪽부터 한국재료연구원 서효정 연구원(제1저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정호상 교수(이상 교신저자).ⓒ고려대
    ▲ 왼쪽부터 한국재료연구원 서효정 연구원(제1저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정호상 교수(이상 교신저자).ⓒ고려대
    고려대학교는 바이오의공학부 정호상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침으로 두경부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 연구팀, 한국재료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두경부암은 입, 인후, 후두 등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조직 일부를 채취하는 생체검사나 내시경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수술이나 절개가 없는 비침습적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침 속 대사물질을 라만 분광법(빛을 쐐 분자의 진동으로 물질의 분자 구조와 화학적 성분을 알아내는 기술)으로 분석하고, 여러 신호가 섞인 데이터를 분리해 각각의 성분을 구별하는 AI 기법과 결합했다. 이를 통해 질병의 존재와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바이오마커 15종을 새롭게 제시했다. 질병 진단뿐 아니라 병의 발생 원리와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이런 분석을 가능케 한 핵심 기술은 '플라즈모닉 나노코랄(Plasmonic Nanocoral·산호처럼 울퉁불퉁한 표면을 가진 금속 나노소재)' 구조다. 탄소 물질인 그래핀의 미세한 주름과 결함 부위에서 금(Au) 입자가 성장하면서 산호 형태의 나노입자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구조는 빛을 강하게 증폭시키면서 침 속에 포함된 휘발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모으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이런 특성을 활용해 침 속 대사물질을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센서를 완성했다.
  • ▲ 침을 이용한 두경부암 진단 개념도.ⓒ고려대
    ▲ 침을 이용한 두경부암 진단 개념도.ⓒ고려대
    연구팀은 이 센서를 이용해 두경부암 환자와 정상인 50명의 침 시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정확도가 98%에 달했다. 침만으로 두경부암의 대사 변화를 정밀 분석할 수 있음을 보였다. 병원이나 현장에서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현장형(Point-of-Care)' 진단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침 속 대사 변화를 이용해 두경부암을 비침습적으로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현장형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과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융합공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첨단과학)'에 지난달 7일 온라인 게재됐다. 한국재료연구원 서효정 연구원이 제1저자, 고려대 정호상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준욱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소재글로벌영커넥트,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 한국재료연구원 기본사업 및 보건복지부의 재원을 통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의 한국형ARPA-H프로젝트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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