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파리올림픽 역량 기반 밀라노 동계올림픽 중계 사업자 선정해저케이블 손상 대비 예비회선 ‘4원화’, 2단계 백업 시스템 갖춰장애 발생시 안정적 중계 위한 ‘히트리스 프로텍션’ 기술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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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유플러스
해저케이블이 끊어진 상황을 가정해 장비에 연결된 선을 뽑았지만, 중계 화면은 한치의 미동도 없다. 회선이 단절되더라도 화면을 연결해서 송출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잠깐의 끊김도 용납하지 않는 올림픽 중계를 다시 맡게 된 LG유플러스 안양사옥을 찾았다.지난 4일 방문한 안양사옥은 LG유플러스의 방송중계와 IPTV 등 유선플랫폼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각각 서비스를 관제하는 상황실이 분리되지 않고 유선 서비스가 한 공간에 모여있어 장애 원인을 파악하는 데 수월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 재난 재해 발생시 신속하게 복구하고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국제인증(ISO22301)을 취득하며 역량을 입증했다.정하준 LG유플러스 유선플랫폼운영담당(상무)은 “안양국사는 유선인터넷과 관련된 장비들이 모두 모인 곳으로 국내 유일 유선플랫폼 통합운영 체계를 갖췄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복구하는지가 핵심 과제인 만큼 유기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부분이 장점”이라고 말했다.사옥 7층에 위치한 상황실은 24시간 365일 직원들이 상주하는 LG유플러스 유선 서비스의 심장부다. 뉴스 방송과 스포츠 중계 등 실시간 채널로 빼곡한 벽면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모습에 눈이 돌아갔다. 직원들은 장비 모니터링은 물론 오류코드 또는 고객 불만콜 발생 시 대처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방송중계와 유선 플랫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안양국사는 올림픽 중계를 지원하고 있다. 현지 경기영상을 방송 신호로 받아서 지상파 3사로 송출하는 역할이다. 앞서 도쿄올림픽과 파리올림픽을 안정적으로 수행한 노하우를 인정받아 내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국제방송중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촬영한 경기 영상이 안양국사까지 해저케이블을 통해 이동하는 거리는 약 2만km다. 지구 반 바퀴에 가까운 여정에는 케이블 손상과 정전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올림픽 중계 특성상 잠깐의 장애 발생도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구조다.LG유플러스는 앞선 올림픽 중계에서 돌발상황을 겪으며 노하우를 쌓았다. 이동일 LG유플러스 방송중계팀 책임은 “국제이벤트에서 가장 크게 문제됐던 점은 안정적이지 않은 전원 공급으로 정전됐던 사례”라며 “현지에서 UPS를 조달해 조치한 이후부터는 모든 랙에 UPS(비상전원공급장치)를 적용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전했다.해저케이블 손상으로 발생 가능한 끊김 현상을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로는 예비 회선이 준비됐다. 한국 기준 동쪽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어 밀라노까지 이어지는 약 2만1400km 회선과 또 하나는 서쪽으로 이어진 회선으로 2개 경로에 각각 2개 회선을 확보했다. 한쪽 회선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예비회선으로 전달받을 수 있는 것.다만 단순히 주회선에서 예비회선으로 전환했을 때는 화면에서 나타나는 공백을 시청자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만 해도 회선에 문제가 생겼을 때 화면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던 이유다. -
-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현재는 주 회선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청자는 육안으로 전혀 알아챌 수 없는 수준이 됐는데, 국제 표준 규격인 ‘히트리스 프로텍션’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다. 주 회선과 예비 회선 신호를 모두 수신해 실시간으로 패킷을 분석하다가 한쪽에서 장애가 감지되면 프레임에 맞춰 다른 회선으로 즉각 전환하는 방식이다. 파리올림픽 때는 서비스 회선 전체가 아니라 주요 방송용 회선에만 적용됐지만, 밀라노 동계올림픽 때는 전 구간에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현장에서 해저케이블이 단선된 상황을 가정한 시연을 통해 기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4개로 분할된 멀티뷰 모니터에서 히트리스 프로텍션 기술이 적용된 화면은 케이블 연결 해제에도 변화를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연결이 끊어지자 다른 회선으로 전환하기까지 거의 5초가량 시간이 걸린 ‘보호절체’ 화면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LG유플러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해저케이블이 모두 단선됐을 때도 중계가 가능하도록 대비했다. 밀라노 현지 인터넷을 활용한 SRT 프로토콜로 영상을 보내는 방식이 1차 백업이고, 2차 백업은 이른바 백팩으로 불리는 MNG 장비로 무선 전송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식이다.밀라노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개선된 부분도 있다. 예비 장비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부산에서 안양국사까지 오는 회선도 주회선과 예비회선이 겹치지 않도록 신경썼다. 해저케이블이 끊어지는 상황을 가정한 2단계 백업 조치도 최근 추가됐다는 설명이다.정 상무는 “국민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상을 놓치지 않도록 최고 품질 방송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국제 스포츠 이벤트 중계 분야에서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
- ▲ ⓒLG유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