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현장 찾는 고객 없어, 줄세웠던 SKT 때와 대조적일선 매장에 유심 관련 공지 안 돼 혼선 KT 고객들은 유심 교체에 회의
  • ▲ 서울 강서구 마곡 부근 KT플라자 매장이 오픈을 앞두고 한산한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서울 강서구 마곡 부근 KT플라자 매장이 오픈을 앞두고 한산한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지난 4월 28일 유심 무상교체를 시작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는 새벽부터 줄서기가 이어졌다. 약 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주체는 KT로 바뀌었다. 소액결제 해킹 피해로 유심 교체를 시작한 첫 날 일선 KT 대리점을 찾았다.

    KT는 5일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교체를 시작한다. 오전 9시부터 KT닷컴 홈페이지와 유심교체 전담 콜센터로 예약 후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무상교체 조치는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우선 시행하고, 이후 수도권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5일 기준 시행 지역은 서울 ▲강서구 ▲관악구 ▲구로구 ▲금천구 ▲동작구 ▲서초구 ▲양천구 ▲영등포구 등 8개구다. 경기는 ▲고양시 ▲광명시 ▲군포시 ▲김포시 ▲부천시 ▲시흥시 ▲안산시 ▲안양시 ▲의왕시 등 9개 시가 해당되며, 인천은 전 지역이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유심 교체 해당지역인 서울 강서구 마곡 부근 KT플라자 앞에 대기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영업 개시 시간인 10시가 다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매장 앞에 유심 교체를 안내하는 현수막이나 배너는 없었고, 매장 내부에도 전무했다.

    오프라인 채널 외에 온라인 신청과 전화 예약 시스템은 원활했다. 홈페이지 유심 교체 신청 배너 접속은 지연없이 이뤄졌고, 콜센터 전화도 지체없이 연결됐다. 앞서 SK텔레콤 유심 교체 때 고객센터 전화 연결과 더불어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까지 많게는 수만명씩 대기했던 상황과는 대조된다.

    교체 대란이 벌어졌던 4월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10시 오픈 이후에도 매장은 한산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도 유심 교체와 관계없는 고객들이 대다수였다.

    현장에서는 5일부로 교체를 진행하는 지역이 아닌데도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예약없이 곧바로 유심 교체도 할 수 있다고 공지하는 혼선이 빚어졌다. 고객들 입장에서 절차 간소화는 환영할만 한 일이지만,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통해 예약 후 방문하는 경로로 안내받은 고객들은 허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KT 본사에서 일선 대리점으로 공지가 늦어지면서 아직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리점에서 별도 예약 없이도 무상 유심 교체가 가능한지 묻자 직원들은 아직 전달받은 사항이 없고, 오전 10시부터 본사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오후에 방문할 것을 권했다.

    KT 대리점 직원은 “아직까지 유심 교체를 문의한 고객이 별로 없었다”며 “재고는 매장마다 몇백개씩 충분히 있으니 예약 없이 현장 교체도 가능할 듯 하다”고 말했다.

    유심 교체 준비가 덜된 와중에 고객들은 전반적으로 유심 교체에 대한 회의를 드러냈다. 30대 남성 KT 고객 A씨는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유심을 바꾸는게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유심 교체는 앞서 이뤄진 소액결제 해킹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인데 또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을 통해 유심 무상교체 신청을 받고있는 상황”이라며 “전체 고객 대상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닌 만큼 직원 교육도 진행하고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