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 사장단 인사 … '뉴삼성' 속도노태문 '직무대행' 꼬리표 뗄 듯 … 투톱 체제 예고반도체 대폭 손질 예상 … 메모리사업부장 인선 주목'적자' 비메모리 사업 안정화 … 시스템LSI 교체 무게
  •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컨트롤 타워 재건 움직임을 보이며 사장단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사장단 경영 평가가 마무리 된 단계로 예년보다 빠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실적 정상화 국면에 진입한 반도체 사업에도 쇄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대폭 손질이 예상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번달 안에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상설 조직화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사업지원TF는 과거 이재용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고,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며 대체 수단으로 나온 임시 조직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올해 들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면서 해당 조직이 격상됐고, 업계에선 사실상 미전실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뉴삼성' 중심의 세대 교체 및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며 곧 공개될 사장단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정현호 부회장이 회장 보좌역으로 물러나며 용퇴했고, 이 자리를 박학규 사업지원실장이 채우며 세대 교체가 이뤄진 상태다. 이에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직무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특히 지난해 손질을 피해 간 반도체 사장단 인선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미진했던 파운드리, 시스템LSI 분야에서도 연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경쟁자를 가파르게 뒤쫒고 있는데 이어 애플, 테슬라 등 빅테크와 연이어 빅딜을 내놨다. 이에 인적 쇄신 및 세대 교체를 통해 '뉴삼성' 비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인사가 대거 등용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전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메모리사업부장 자리를 떼어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HBM3E  계약을 따내며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메모리 사업을 빠르게 핸들링 할 수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부장 후보로는 송재혁 CTO(최고기술책임자)·반도체연구소장(사장)과 황상준 D램 개발실장(부사장)이 거론된다. 송 사장은 지난해에도 하마평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시고, 올해 다시 인선에 오르내리고 있다. 황 부사장은 HBM 사업을 총괄하는 TF를 이끌며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용인 사업부장(사장)이 이끌고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도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 반도체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시스템LSI 사업부는 적자 탈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차세대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엑시노스2600을 갤럭시S26에 탑재하기로 한 데 이어 애플 이미지센서 납품을 따내며 빅테크 수주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부터 해당 사업을 이끌어 온 박 사장이 올해도 교체 물망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운드리 사업부는 내년 안정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승진한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은 적자인 파운드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사장은 디자인하우스들과 협업을 확대하며 중국, 인도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북미에만 집중했다면 현재는 수율이 안정돼 있는 성숙공정 고객사를 확보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DSP(디자인솔루션파트너)를 현재 13개로 대폭 확대하며 지역별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는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사업지원실 조직개편안이 나온 뒤로 대규모 칼 질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반도체 사업이 개선되고 있지만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때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