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파트너사 카무루스, 위고비 능가한 월 1회 제형 임상 결과 공개펩트론, 12월까지 기술성 평가 마무리 … 본계약 성사 여부 '촉각'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장기 지속형이 트렌드 … 시장 주도권 주목
  • ▲ 펩트론 본사 전경. ⓒ펩트론
    ▲ 펩트론 본사 전경. ⓒ펩트론
    펩트론이 일라이 릴리(이하 릴리)와 장기 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 Depot)'의 기술성 평가를 진행중인 가운데 릴리의 파트너사이자 펩트론의 경쟁사로 꼽히는 스웨덴 기업 카무루스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내놨다. 

    카무루스는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 임상에서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능가하는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릴리의 파트너사인 카무루스는 10일(현지시간) 월 1회 투여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장기지속형 제형 'CAM2056'의 임상 1b상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CAM2056은 카무루스의 제형 기술인 플루이드크리스탈(FluidCrystal)이 적용됐으며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됐다. 이번 임상 1b상 시험은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기존의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와 비교하는 임상이다. 

    임상 결과 CAM2056 10mg군의 평균 체중감소율은 85일차 기준 -9.3%로 나타났다.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투여군 -5.2%보다 큰 수치다. HbA1c(당화혈색소) 감소폭 또한 CAM2056이 더 컸다. 부작용은 주 1회 제형과 유사했으며,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경미한 위장관(GI) 증상이었다.

    이번 결과로 카무루스는 자사 플루이드크리스탈 플랫폼이 장기 지속형 제형으로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카무루스는 "월 1회 제형으로도 주 1회형 대비 동등하거나 우수한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며 "빠른 용량 증량과 월 1회 투여의 편의성이라는 이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카무루스는 2026년 임상 2b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카무루스는 지난 6월 릴리와 8억70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제형기술 협업·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에 따라 릴리는 자사의 인크레틴 계열 후보물질 최대 4종에 대해 플루이드크리스탈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전 세계 독점권을 확보했다. 

    카무루스의 임상 성과가 공개되면서 국내 기업인 펩트론의 향후 행보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릴리와 기술성 평가 계약을 체결하고 14개월간 스마트데포 플랫폼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받고 있다. 

    지난 6월 릴리와 카무루스가 라이선스 계약 당시에도 펩트론의 본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한때 약화했는데 이번 임상 데이터 발표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상황이다.

    당시 펩트론은 "카무루스 기술은 펩트론의 스마트데포와 전혀 다른 방식의 기술로 단순 경쟁 관계로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도 펩트론 측은 "릴리와의 기술성 평가가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성 평가는 올해 12월까지 이뤄질 예정으로 경쟁적 우위를 입증해야만 본계약 체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펩트론의 스마트데포는 약물과 고분자 PLGA를 용매(빙초산)에 녹여 초음파 분무건조를 거쳐 균일한 미립구 형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주사 직전 용제와 혼합해 현탁 주사로 투여하며 체내에서 미립구가 서서히 분해되면서 약물이 일정 기간 방출돼 약효가 지속된다. 

    최근 이 기술이 적용된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이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반면 카무루스의 플루이드크리스탈은 지질 기반 액상 제형으로, 주사 시 체내 수분과 반응해 겔(gel) 형태로 변하며 약물을 서서히 확산·방출한다. 

    고분자 미립구를 사용하는 펩트론과 달리 액상 제형이 체내에서 구조적으로 변화해 장기 방출 효과를 내는 구조다. 복잡한 현탁 과정이 필요 없어 주사 편의성이 높고 월 1회 투여 같은 장기제형 개발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만치료제의 주요 트렌드는 장기 지속형으로 이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