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 AI '시선' 데이터로 옥외광고 본 만큼 과금실시간으로 AB테스트부터 가설 검증까지… 글로벌서 검증 완료구매 직전 보이는 디지털 사이니지 통해 오프라인에서 타기팅 광고
  • ▲ 일본 드러그스토어 매장 입구와 매대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상단에 카메라가 부착돼 있다.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
    ▲ 일본 드러그스토어 매장 입구와 매대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상단에 카메라가 부착돼 있다.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
    "돈 많은 대기업이나 하는 거 아닌가요?"
    "저희는 브랜딩보단 당장의 퍼포먼스가 중요해서요."

    대규모 브랜딩에나 적합한 매체, 옥외광고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들이다. 유동 인구가 얼마나 광고를 봤는지, 그중 몇 명이 실제로 매장 안으로 들어왔는지, 어떤 콘텐츠가 더 높은 주목을 이끌었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매체의 가치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한 솔루션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이제 옥외광고에서도 실제 노출 수(Impression)에 대해서만 과금이 이뤄지는 CPM(성과 기반 과금) 방식이 가능해진 것이다.

    브랜드브리프는 최근 서울시 중구 소재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 쇼룸을 방문해 관련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보고, 디지털옥외광고(DOOH) 발전에 대한 비전을 물었다.
  • ▲ AI가 성별과 연령대를 인식하는 장면. ⓒ유다정 기자
    ▲ AI가 성별과 연령대를 인식하는 장면. ⓒ유다정 기자
    기자가 쇼룸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 서자 바로 '30-39세 여성'으로 식별이 됐다. 실제 92년생, 만 나이 33세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박스(SpaceVision AI Box)는 20만건 이상의 데이터셋으로 트레이닝한 독자적인 딥러닝 모델이 탑재됐다. 유동인구 집계는 물론 실제 시청자 주목도와 시청 시간 등이 파악된다.

    얼굴 방향과 자세 등으로 시선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아이 트래킹(Eye-Tracking)'과 달리 선글라스 등으로 눈을 가린 경우에도 판단이 가능하다. 20미터 넘게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반 측정이나, 기지국이나 와이파이 신호 등의 통신사 데이터를 이용한 측정 대비 더욱 고도화됐다. 즉 실내에서도 매장 단위의 방문 여부까지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옥외매체에서 불가능했던 성과 중심 과금 모델이 현실화됐다. 실제 광고에 대한 시청자 주목도와 시청 시간을 집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소재가 더 이목을 끌었는지 직관적인 판단도 가능하다. 일종의 AB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는 서울·수도권 공유오피스 광고 네트워크 '어텐션:디(Attention:D)'를 운영 중이다. 업무용 협업툴 '잔디'를 운영하는 토스랩의 경우 시안 12종을 노출 성과와 주목 패턴을 분석해 송출 빈도를 조절했다. 광고 집행 후 유입량은 10.2%, 리드 전환율(확보한 잠재 고객(리드) 중 실제 구매 고객으로 전환되는 비율)도 1.7배 상승했다.

    한 브랜드의 경우 대규모 옥외광고를 진행하기 전 효과적인 광고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광고 집행을 문의한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 회사 측 전언이다.

    창의력을 발휘하면 여러가지 가설을 검증하는 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점심 시간에는 런치 메뉴가 인기가 많기 마련인데, '점심 시간을 언제까지로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답하기 위해 런치 메뉴 광고를 송출하고, 주목도가 높은 시간대를 점심 시간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 ▲ AI가 소비자가 상품을 집는 행동을 포착했다. ⓒ유다정 기자
    ▲ AI가 소비자가 상품을 집는 행동을 포착했다. ⓒ유다정 기자
    오프라인에서도 타기팅 광고… 오프라인 넘보는 리테일 미디어

    회사는 특히 보안에 강점을 두고 있다. 수집된 모든 이미지는 분석 과정을 거쳐 비식별화된 뒤 바로 삭제된다. 유럽연합(EU)의 GDPR과 EU AI 법규, 캘리포니아 CPRA 등의 국제 기준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 덕분에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는 LG전자와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 등의 글로벌 전시 현장에서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리테일 미디어 시장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포부다.

    리테일 미디어란 기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통해 브랜드와 광고주에게 광고 기회를 제공하는 마케팅 채널을 총칭한다.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을 넘어 이제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여기서 디지털 사이니지는 리테일러가 보유한 퍼스트파티 데이터, 구매 맥락, 매장 내 행동 데이터를 결합해 오프라인 공간을 프로그래머틱 광고 지면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장치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구매 직전에 소비자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매체로, 매장 동선, 제품 카테고리, 프로모션 위치 기반으로 정교한 광고 운영이 가능하다. 가령 고객이 제품을 집었다 내려놓았다면, 비슷한 종류의 상품 혹은 연관 상품의 광고를 띄우는 식이다. 

    이미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는 일본 주요 드럭스토어 체인인 '쿠스리노 후쿠타로' 매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프로모션 대상 상품 매출을 400% 증가시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사조그룹의 식자재왕마트가 홍성점을 시작으로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의 솔루션을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회사는 방문객 계수 및 성별, 연령 측정과 더불어 각 매대에 설치된 광고용 사이니지에 대한 성과를 측정해 타기팅 광고 최적화에 나섰다. 장기적으로는 유저 동선 분석, 광고의 전략적 배치를 통한 묶음판매 유도(업셀링)도 기대된다.

    김수연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 사업개발 매니저는 "입출입, 체류시간 중심의 기초 통계만 제공하거나 개인정보를 서버에 전송해 개인정보·AI 규제에 걸리는 타사 대비,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는 실시간으로 풀 퍼널 분석이 가능하다"며 "국내 팝업스토어 및 해외 전시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리테일 미디어에 결합해 미래 커머스 생태계에서도 승기를 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