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웨이브 통합 운영에도 3Q 매출 18.7%↓·적자 확대6월 통합요금제 출시에도 불구 ‘카니발라이제이션’ 가능성양사 시너지 시험대는 통합 광고요금제 영향 받는 4Q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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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 OTT 티빙과 콘텐츠웨이브(이하 웨이브)의 통합 경영이 시작된 첫 분기에 시너지는커녕 기존 매출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토종 OTT의 통합요금제 출시 등의 공격적인 영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출이 하락한 것. 

    업계에서는 양사가 서로의 가입자를 잠식하는 자기시장 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의 가능성도 점치는 중이다.

    18일 CJ ENM에 따르면 지난 3분기는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 경영이 실적으로 온전히 반영된 첫 분기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결합을 승인하면서 같은 달 16일, 두 플랫폼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요금제 ‘더블 이용권’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웨이브는 지난 8월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티빙-웨이브 통합경영을 본격화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적 면에서 양사의 시너지는 관측되지 않았다. 티빙은 3분기 매출 9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순손실은 2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3분기에 처음으로 CJ ENM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웨이브 역시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3분기 웨이브의 매출은 150억원, 순손실은 1억원에 그쳤다. 웨이브가 CJ ENM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것이 9월 17일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실적에 포함된 기간은 약 보름에 불과하다. 웨이브의 지난해 매출이 3313억원이었던 만큼 극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보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티빙과 웨이브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더블요금제’가 오히려 카니발라이제이션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점치는 중이다. 한 요금제로 두 플랫폼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이 요금제는 개별 구독대비 최대 39% 저렴한 것이 특징. 기존에 별도 요금제를 이용하던 고객이 이 요금제로 이동하면서 오히려 매출이 감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와이즈앱·리테일이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티빙이 576만명, 웨이브가 227만명으로 넷플릭스(1444만명)는커녕 쿠팡플레이(831만명)에도 못 미쳤다.

    다만 아직 통합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지난 10월 출시한 티빙-웨이브 ‘더블 광고 요금제’의 효과가 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티빙은 웨이브와 더불어 디즈니플러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3 PACK’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합종연횡을 강화하는 중이다. 웨이브의 분기 실적이 온전하게 반영된다는 점에서 4분기는 양사 통합 시너지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환승연애4’, ‘친애하는 X’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 기대하는 라인업 몰려 있다”며 “10월 출시한 웨이브와의 더블 광고 요금제, 광고 고도화에 대한 매출 상승 기대, 각각 브랜드관 매출 인식이 이루어지는 등 여러 모멘텀 합쳐져 BEP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