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 포함 1차 협력사 대미 관세 지원모비스, 올해 관세 비용 2200억 원 육박 … 수익성 타격모듈·핵심 부품 물량 확대 … 실적 유일한 약점 '관세'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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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1차 협력사가 올해 실제 부담하는 대미(對美) 관세를 전액 지원하기로 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실적 전망에 파란불이 켜졌다. 그간 실적 발목을 잡고 있던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서 본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6일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한 대미 관세를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계약을 맺고 있는 1차 협력사는 약 4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원은 현대차·기아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가 부품 등을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법인(HMGMA·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실제 부담하는 관세를 매입 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협력사의 관세 부담금을 소급 적용, 관세만큼 더 높은 비용으로 부품을 구매해 협력사의 이익을 지켜주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를 비롯해 한온시스템, 서연이화 등 현대차·기아 미국 법인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는 1차 협력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관세 부담 문제로 올해 상당한 실적 타격을 입었던 현대모비스의 경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원으로 운영자금 확보는 물론 유동성·실적 개선에도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조319억 원, 영업이익 78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증가해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14.1% 감소해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 증가의 경우 완성차에 공급하는 모듈 제품 및 핵심 부품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미국 전동화 신공장이 본격 가동된 점이 배경이 됐다.

    그러나 올해 5월부터 부과된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둔화했다. 특히 3분기 들어 미국에 쌓아둔 재고분이 동나면서 무려 1570억 원을 웃도는 관세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지난 2분기 600억 원가량을 관세로 부과한 것과 비교했을 때도 2.5배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했다.

    관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주요 사업인 모듈 및 핵심 부품 제조 부문은 전년 동기 928억 원 흑자에서 올해 3분기 적자(-370억 원)로 돌아서기도 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최근 한미 관세 협상 세부 합의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되는 데 이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관세를 전액 지원받기로 하면서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던 통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특히 4분기부터는 고객사와 정산을 통해 연결 영업이익이 회복하고, 전동화·전장 등 핵심 사업 영역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를 지속해서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4분기부터 고객사와 정산을 통해 연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2% 상승한 949억 원까지 회복할 것"이라며 "제조 부문도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무역 및 친환경차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면 수주 실적 개선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모듈·핵심 부품 부문의 경우 완성차의 해외 신공장 가동, 비계열 고객사 확대, 고부가화 및 원가구조 개선, 관세 비용 보전 등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전동화 부문의 경우 북미 전동화 공장의 가동률 상승과 글로벌 친환경차 물량 확대로 적자 폭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