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공장 가동률 99% … 4년 만에 ‘풀가동’ 근접스마트폰 의존 벗고 전장·AI 서버 중심으로 수요 재편공급 부족에 가격 반등 가능성 … 내년 영업익 1조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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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기 MLCC.ⓒ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 가동률을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과거 스마트폰 중심이던 MLCC 수요처가 전기차·인공지능(AI) 서버 등으로 확대되면서 생산시설의 평균가동률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MLCC 포함)의 공장 평균가동률은 99%로 집계됐다. 2022년 3분기 65%, 2023년 1분기 59%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은 2024년 80%대로 회복됐고, 올해 1분기 96%, 2분기 98%에 이어 3분기 사실상 ‘풀가동’에 근접했다. 분기별 공시 기준으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가동률 상승의 배경은 수요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MLCC는 반도체가 순간적으로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전기 저장·완충 부품으로, 전기차와 AI 서버처럼 전력 변동이 큰 기기일수록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전기차 한 대에는 2만~3만개의 MLCC가 들어가고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10배 이상 많은 MLCC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실제 3분기 삼성전기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3812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확산, 데이터센터·전기차 수요가 맞물리며 고사양 MLCC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MLCC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2023년 43.8%에서 지난해 43.3%, 올해 3분기 기준 46.1%로 절반에 육박했다. 과거에는 MLCC 대부분이 스마트폰·IT 세트향이어서 출하량이 줄면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과 2022년에는 중국 스마트폰 부진으로 MLCC 재고가 쌓이고 평균판매단가(ASP)가 떨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된 전례도 있다.하지만 최근 MLCC 매출 내 산업·전장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기 MLCC 내 전장·산업용 비중은 2022년 27%에서 지난해 42%로 증가했고, 올해에는 4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AI용 MLCC는 고온·고전압·고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단가가 스마트폰용 대비 2~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 가동률이 100%에 가까워질수록 수익성이 더욱 개선되는 구조다.공급·가격 흐름도 삼성전기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말과 내년에도 초소형·고용량 MLCC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AI 서버와 전기차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설비 증설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과거 스마트폰 수요 부진에 따라 가격이 급락하던 흐름과 달리, 이번에는 특정 사양에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이 같은 변화는 곧바로 실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MLCC는 이미 삼성전기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MLCC 호황 사이클이 본격화되면 삼성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북미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관련 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비와 네트워크향 고부가 부품 판매량이 폭증하고 있다”며 “MLCC와 패키징 기판 산업은 호황기 초입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제품 믹스(구성) 개선 효과도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