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중국 광저우에 팝업 스토어 형태의 '수프 숍' 열어러닝 후 따뜻한 국물 먹는 지역 문화에 착안해 기획서구식 마케팅 문법 대신 지역 문화·일상·커뮤니티 속으로 스며드는 전략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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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키의 '수프 숍' 팝업 스토어. ©Nike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가 중국에 팝업 스토어 형태의 '수프 숍(soup shop)'을 열고 지역 문화 깊숙이 들어가는 새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달 초 중국 광저우 '얼사 섬(Ersha Island)'에 수프 숍을 열고 광둥식(廣東式) 요리법과 러닝(running, 달리기) 문화를 결합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선보였다.'얼사 섬'은 해당 지역 러너(runner)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나이키는 중국 러너들이 러닝을 즐긴 후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국물을 마시며 몸을 회복하는 문화에 착안해 수프 숍을 열었다. 화려한 네온 간판과 한정판 운동화로 무장한 세련된 팝업 스토어를 여는 대신, 다양한 약재를 넣어 끓인 따뜻한 국물과 소박한 식탁과 의자가 눈에 띄는 노포 감성을 택한 것이다. 외관만 보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운영하는 팝업이 아닌 친근하고 익숙한 동네 식당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
- ▲ 나이키의 '수프 숍' 팝업 스토어. ©Nike
나이키 수프 숍의 메뉴는 광둥 지역의 '웰니스(wellness)' 요리법에 기반해 구성됐다. 진피(말린 귤껍질), 돼지갈비, 여주, 붉은대추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재료가 담긴 수프를 통해 러닝 후 회복을 돕는다는 콘셉트를 적용했다. 또한 나이키의 상징인 '스우시(Swoosh)' 로고 모양의 전용 스푼도 제작해 브랜드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강화했다.오픈 행사 때는 올림픽 육상 단거리 선수인 쑤빙톈(Su Bingtian)이 직접 참여해 음식을 서빙하고 방문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특별한 이벤트도 펼쳤다.나이키 팝업의 중국어 슬로건은 '落足料 点会冇料到'로, 한국어로 번역하면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광둥 지역 러닝 커뮤니티의 정서를 반영하는 동시에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끓이는 광둥식 국물 요리의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 -
- ▲ 나이키의 '수프 숍' 팝업 스토어. ©Nike
화려한 팝업이나 행사 대신 단출한 수프 숍을 선택한 나이키의 결정은 중국 Z세대를 향한 달라진 접근법을 보여준다. 나이키가 꾸준히 지속해 온 서구식 마케팅 문법을 모든 지역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각 지역 소비자들의 삶과 밀접한 문화·일상·커뮤니티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특히 광둥 지역에서 따뜻한 국물은 '위로의 음식'이자 운동 후 영양 회복을 돕는 음식이라는 문화적 의미는, 나이키가 브랜드 메시지를 과하게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러너들과 '웰니스'에 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또한 중국 러너들이 러닝 후 따뜻한 국물을 먹는 중요한 루틴에 브랜드를 포함시킴으로써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효과도 누렸다.이번 팝업은 나이키가 중국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재해석하는 동시에, 현지의 문화적 감수성에 기반한 브랜딩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일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