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18년 만에 최대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 삼성중공업, 61억 달러 수주로 목표 105% 초과 달성기술력 우위 친환경 선박 수요↑·美 대중국 제재 반사이익
  •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4년 인도한 1만 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의 모습ⓒHD현대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4년 인도한 1만 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의 모습ⓒHD현대
    HD현대가 18년 만에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을 기록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에 수주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력이 뛰어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도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MM으로부터 1만34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을 2조1300억원에 수주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HD현대는 올해 컨테이너선을 72만TEU(69척)를 수주해 글로벌 경제 호황기였던 2007년(79만3473TEU) 이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실적을 거뒀다. 국내 조선업체 중에서도 최대 실적이다.

    HD현대의 전체 실적은 162억2000만달러(116척)로 연간 수주 목표(180억5000만달러)의 89.9%를 달성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9m 규모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에서 2척, 6척씩 건조된다. 2029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고효율 선박 중심의 기술 경쟁력으로 조선·해운 산업의 탈탄소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운반선. ⓒ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운반선. ⓒ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업계 수주 풍년 … 미국 대중국 제재로 반사이익

    컨테이너선 수주 풍년이 올해 조선 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여러 기업들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거나 목표에 근접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일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컨테이너운반선 7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상선 수주 목표치를 105% 초과 달성했다. 금액으로는 61억달러(약 9조원)로 연초 수주 목표치인 58억달러(8조5500억원)을 돌파했다.

    HD현대그룹의 HD현대삼호도 상선 수주목표치를 초과했다. 최근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로 HD현대삼호의 올해 상선 수주실적은 45억4000만달러로 목표치의 100.8%에 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전체 수주는 현재 목표치의 80% 수준에 달했고, HD현대중공업은 목표치의 75.8%를 수주했다. HD현대미포의 경우 목표치의 62.2% 수주에 그쳤다.

    다만 연말에 수주가 쏟아지는 경향을 감안하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거나 근소한 차로 미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통상 12월에는 선박 건조가격이 하락해 이 시기를 노리는 선사들의 발주가 활발하다.

    K-조선의 이 같은 수주 호황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컨테이너선 건조 수요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선박 발주가 급감했지만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선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대비 수주량 감소폭도 낮은 편이다. 

    올해 10월말 기준 글로벌 선박 발주 규모는 총 378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여러 종류의 선박 무게를 환산해 만든 표준 값)로 전년 동기 대비 43% 줄었다.

    이중 한국 조선사들의 누적 수주 규모는 806만CGT로 전체의 21.3%를 차지한다. 이는 중국 수주 비중인 59.1%의 절반에도 못미치지만, 고수익 선박 위주로 수주를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국 조선사들의 올해 누적 선박 수주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에 그쳤지만, 중국은 감소폭이 52.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산 선박 입항 수수료 등의 조치를 1년간 유예했지만, 비용 상승 우려로 글로벌 선사들이 한국으로 발주처를 전환한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