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원 입사→ 사장까지 평균 15년 소요 구동휘 MnM 대표가 13년으로 가장 짧아 2030년 이후, CEO 경영능력 중요할 수도
  • ▲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CEO) ⓒLS그룹
    ▲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CEO) ⓒLS그룹
    LS그룹 오너가의 3세 경영이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LS MnM을 이끌고 있는 구동휘 대표이사 CEO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경영에 참여 중인 3세 4명 가운데 3명이 '사장' 반열에 오르게 됐다. 재계에서는 구자은 회장 이후 LS의 중심축이 본격적으로 3세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차기 회장은 누구? … 구동휘 3세 중 3번째로 CEO에 

    25일 LS그룹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는 1982년생으로 고(故) 구평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2012년 우리투자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뒤 2013년 LS ELECTRIC 경영전략실에 차장으로 입사해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전력국내사업부장, 중국 산업자동화사업부장, ㈜LS 밸류매니지먼트(VM) 부문장, E1 COO, LS ELECTRIC 비전경영총괄 등 전력·자동화·에너지·자원 부문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2024년 LS MnM COO 부사장을 맡았고, 2025년 대표이사 CEO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사장까지 승진했다. 주로 신사업 관련된 업무를 담당했는데 E1에 있을 당시 기존 태양광에서 스마트에너지 전환·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적극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철·귀금속 제련 및 2차전지 핵심 소재 사업을 추진하는 LS MnM은 LS그룹의 ‘전기·전력·소재’ 전략에서 핵심 축으로 꼽히는 계열사다. 구 사장은 기존 제련 사업의 수익성 제고와 배터리 소재 중심의 신사업 확장을 동시에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맡게 된다.
  • ▲ 왼쪽부터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 구본혁 인베니 대표이사 부회장 ⓒLS그룹
    ▲ 왼쪽부터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 구본혁 인베니 대표이사 부회장 ⓒLS그룹
    ◆ 구본혁·구본규·구본권 모두 사원으로 입사 

    이번 인사로 3세 가운데 사장급 이상 인물은 총 3명에 달하게 됐다. 이들은 모두 사원급으로 입사하거나, 다른 회사에 사원으로 입사한 경력이 있는 공통점이 있다. 또 입사에서 사장에 오르기까지 평균 15년이 걸렸다. 구본혁 인베니 대표가 2021년 예스코홀딩스 대표에 오르기까지 18년이 걸렸고,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2021년 LS엠트론 대표까지 14년이 소요됐다. 구동휘 LS MnM 사장이 13년으로 가장 빨랐다. 

    먼저 구본혁 인베니 대표이사 부회장(1977년생)은 2021년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도시가스·에너지 투자 플랫폼을 총괄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고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이다. 2003년 LS전선 해외영업부에 입사해 LS사업전략팀 부장, LS MnM에서 상무, 전무를 거쳤다. 

    이어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1979년생)은 2007년 LS전선 미국 법인에 입사한 이후, LS일렉트릭 글로벌전략팀 차장, LS일렉트릭 A&D 해외사업부장 이사, 상무를 2021년에는 LS엠트론 대표이사를 거쳐 2023년부터 LS전선 사장으로 몸담고 있다. 

    해저케이블, 전력망, 전기차 부품 등 LS의 핵심 제조업을 이끌며 계열 확장과 구조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구 대표는 고 구태회 회장의 차남인 구자엽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장자 승계 원칙을 적용하면 경영 승계에서 앞서 있다. 

    아직 사장급에 오르지 않은 인물은 구본권 LS MnM 부사장(1984년생) 한 명뿐이다. 

    구본권 부사장은 원료·영업·전략 등 핵심 사업 부문을 담당하며 제련·소재 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 MNm 내 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올라서며 경영 수업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 끈끈한 사촌경영… 3세는 '경영 능력' 중요할 수도 

    LS 3세 경영 체제는 계열사별로 역할이 명확히 분화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본규 사장은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을 중심으로 ‘전선·전력 인프라 축’을, 구동휘 사장은 LS MnM을 기반으로 ‘자원·소재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구본혁 부회장은 인베니를 통해 도시가스·에너지·투자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3세 대부분이 사장급 이상으로 배치된 것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30년 이후 구자은 회장 임기 종료 시점과 맞물려 LS그룹의 지배구조가 세대 전환의 분기점을 맞기 때문이다. 

    특히 2세 시대의 ‘사촌형제 순번제’가 3세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만큼, 주요 계열사 수장으로 자리한 만큼 경영 능력에 따라 회장 선출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LS그룹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셋째), 구평회(넷째), 구두회(다섯째) 등 이른바 '태평두' 3형제가 2003년 출범시켰다. 이들 세 형제는 LS그룹 지주사인 ㈜LS 지분 33.42%를 40:40:20 비율로 나눠 갖고 형제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 오너 1세대 경영이 마무리된 2004년부터는 창업주 3형제 집안의 오너 2세들이 9년 주기로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올 들어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약 3% 규모로 매입하며 지배구조를 압박했을 때 세 가문이 나서 LS 지분 매입에 나서며 단결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호반그룹은 최근 LS 지분 일부를 처분해 LS에 대한 지분율은 3%를 밑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4명 중 3명이 이미 사장급에 올라섰고, 나머지 1명도 핵심 계열에서 실무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LS의 세대교체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2030년 전후로 LS그룹의 조직 구조와 계열 조정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