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자간담회서 외환시장 안정 메시지 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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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치솟으며 고환율 흐름이 장기화하자 정부가 다시 시장 안정 메시지를 내놓을 준비에 들어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외환시장과 환율 안정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기재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한다. 이는 지난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가진 지 열흘 만의 후속 조치다.앞서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자, 장 초반 1470원을 웃돌던 환율은 단숨에 17원 이상 급락하며 1450원대 중반까지 내려갔다. 구 부총리는 당시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정부의 개입에도 환율은 다시 1470원대로 복귀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7원 내린 1472.4원에 마감했다. 닷새째 이어진 상승세를 멈췄으나 장중 147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전문가들은 이번 고환율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통상 주가가 오르면 환율은 내려가고,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원화 강세로 연결되지만 최근엔 이 공식이 깨졌다.올해 코스피는 60% 이상 상승했고 경상수지는 2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환율은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가와 환율 사이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경상수지는 827억7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직접투자와 증권투자에서 810억 달러 가까운 적자가 발생해,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금융 계정을 통해 대부분 해외로 빠져나갔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는 단순한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자금 유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원화 약세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으며, 환율이 무역수지 중심이 아닌 자본시장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여기에 기업들도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있어 달러 공급이 줄고 있다. 한 수출업자는 "과거에는 달러 대금을 대부분 원화로 환전했지만 지금은 절반도 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현재 환율 수준이 금융위기 국면과는 다르다고 진단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달러를 내놓지 않아 공급은 적고, 해외투자는 대규모로 진행돼 수요는 많다"며 "과거처럼 '고환율=외환위기'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정부는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보건복지부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가동해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략적 환헤지 확대,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 등이 검토되고 있으며, 구 부총리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이를 해명하기 위한 자리가 될 수도 있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동원한다면 앞으로 매년 200억 달러의 대미 현금 투자 외에도 1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 1000억 달러 상당의 에너지 구매, 또 다른 1500억 달러의 기업 대미 투자 이러한 재원 마련까지 국민연금이 동원되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