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헬스케어,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 시너지 기대개별 에이전시 브랜드 정리하고 새로운 조직 구조 공개 전망AI 및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에서의 새로운 기회 적극 모색할 듯
  • ▲ 옴니콤(좌), 인터퍼블릭. ©각사
    ▲ 옴니콤(좌), 인터퍼블릭. ©각사
    글로벌 광고 업계 3위 옴니콤(Omnicom)과 4위인 인터퍼블릭 그룹(Interpublic, IPG)의 인수합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세계 1위 광고회사 탄생이 임박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옴니콤-IPG 간 계약이 지난 24일(현지시간) EU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 최종 성사 수순에 들어간다. 옴니콤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IPG를 인수하는 1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26일 업무 종료 시점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EU 측은 130억 달러(한화 약 19조970억원)가 넘는 이번 인수에 대해 '무조건부(unconditional)' 승인을 내렸다. 무조건부 승인은 아무런 조건도, 추가적인 조사도 없이 인수를 허용한다는 의미다.

    규제 당국은 이번 거래가 유럽 시장에 미칠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번 합병이 유럽경제지역(EEA) 내에서 경쟁 우려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WPP, 덴츠(Dentsu),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 하바스(Havas) 등 여러 경쟁 네트워크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잠재적 합병이 시장 내 경쟁 우려를 야기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옴니콤과 IPG의 결합은 세계에서 가장 큰 마케팅 서비스 제공자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으며, 성장 둔화와 변화하는 클라이언트의 니즈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전통적 광고 지주사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에이전시 간 통폐합 추세를 보여주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옴니콤 경영진은 IPG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미디어, 헬스케어,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IPG가 합류하게 되면 옴니콤의 미디어 제안 역량이 약 50~60% 가량 확대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주 안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거래를 최종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 ▲ 존 렌(John Wren) 옴니콤 CEO(좌), 필리페 크라코우스키(Philippe Krakowsky) IPG CEO. ©Omnicom
    ▲ 존 렌(John Wren) 옴니콤 CEO(좌), 필리페 크라코우스키(Philippe Krakowsky) IPG CEO. ©Omnicom
    대규모 기업 간 결합이 예고되면서 양사 조직 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병 과정에서 옴니콤은 양사 통합 포트폴리오에서 일부 개별 에이전시 브랜드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조직 구조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IPG는 인수에 앞서 3200명의 직원을 감축했으며 전 세계 부동산 보유 면적을 73만 제곱피트(약 6만7800㎡) 줄였다. 현재 IPG는 맥켄(McCann)과 FCB, 미디어브랜즈(Mediabrands)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옴니콤은 BBDO와 TBWA 등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북미 시장 중심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옴니콤과 IPG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지능적 성장을 위해 구축된(built for intelligent growth)' 결합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두 회사가 보유한 역량을 결합해 급성장하고 있는 AI(인공지능)에서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들어 클라이언트가 특정 브랜드나 비즈니스에 전체에 대한 광고·마케팅 업무를 전적으로 맡기는 전통적 방식의 '에이전시 오브 레코드(agency of record)' 계약 비중이 줄어들고 있고, 전통적인 TV 광고 보다 비즈니스 성과와 직접 연계될 수 있는 AI 및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마케팅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옴니콤과 IPG는 새로운 영역에서의 기회를 빠르게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옴니콤은 지난 2024년 12월 IPG 인수 계획을 처음 발표했으며, 이번 인수가 7억5000만 달러(약 1조1021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옴니콤은 퍼블리시스 그룹과 WPP를 제치고 매출 기준 세계 최대의 광고 네트워크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한편 옴니콤과 IPG 간 대형 딜이 막을 내리는 가운데, 앞으로 몇 달 안에 다른 네트워크들의 추가적인 인수·매각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적 부진 자산을 정리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 하바스는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냈으나, 최근 제기된 WPP와의 투자 협상 또는 계약 등이 진행 중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일본에 기반을 둔 덴츠는 현재 국제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