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이후 한 달간 주가 안정적 … 공모가 대비 43% ↑JP모건·노무라 등 목표가 상향 … 중기 성장성에 무게시장 확대·현지 생산 강화로 글로벌 전략 핵심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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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14일(현지시간)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한 조주완 최고경영자 및 주요 인사들의 모습.ⓒLG전자
LG전자 인도법인이 현지 증시에 입성한 지 한 달여를 넘긴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 대비 4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인도 가전 시장의 구조적 성장성과 LG전자의 확고한 브랜드 지위가 단기 실적 둔화와 관계없이 중장기 성장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26일 인도 뭄바이국립증권거래소(NSE)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 보통주 1주는 전날 1628루피, 시가총액 약 1조1100억 루피에 마감했다. 상장 당시 확정 공모가 1140루피대비 약 43% 높은 수준이다. 상장 직후의 급등세 이후 조정이 있었지만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흐름을 유지하며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분석이다.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달 14일 뭄바이국립증권거래소와 봄베이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했다. 앞서 같은 달 9일 진행된 기업공개(IPO)에서는 청약 경쟁률 54대 1을 기록하며 총 4조4300억 루피(한화 약 71조원)가 몰렸다. 2008년 릴라이언스 파워 이후 17년 만의 흥행 IPO로 주목받았다.특히 상장 이후 첫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2025회계연도 2분기(7~9월) 매출액 617억4000만 루피, 순이익 38억9000만 루피를 기록했다. 매출은 1% 증가에 그친 반면 순이익은 27% 줄었다. 원자재비와 판촉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했고, 인도 소비자들이 상품·서비스세(GST) 조정 발표를 앞두고 전자제품 구매를 미루면서 판매가 예상보다 늘지 않은 영향이다.실적 부진에도 주가가 흔들리지 않은 이유는 중기 성장 전망이 더 크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현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며 성장성을 강조하고 있다.JP모건은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며 목표가 1900루피를 제시했다. 신규 생산능력 확충과 수출·기업간 거래(B2B) 확대가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증권도 1800루피대 목표가와 함께 “프리미엄 전략 강화와 현지화 확대가 향후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현지 증권사 모티랄오스왈 역시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현지 조립·생산 강화가 향후 마진 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냈다.인도 가전 시장 성장세는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현지 소비자 가전 시장은 연 8~12% 성장하고 있으며 LG전자는 TV·에어컨·세탁기 등에서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JP모건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에서 냉장고 30%, TV 28%, 룸 에어컨 1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 정부의 생산연계인센티브(PLI)를 통한 제조 지원 정책이 확대되면서 현지 생산 증가가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강화되고 있다. 즉, 단기 실적은 비용 증가로 둔화됐지만 시장 성장 속도와 정책 환경을 고려하면 구조적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업계에서는 LG전자 인도법인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글로벌 전략 핵심 축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아시아·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시장 진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인도법인의 외형 확대는 본사 가전 사업의 지역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인도법인이 상장을 통해 독자적인 자본 조달 능력을 갖추면서 현지 투자 속도와 의사결정 폭도 확대됐다. 이는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독립적인 성장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평가다.장기적으로는 인도 중심의 ‘글로벌 사우스’ 시장 확대가 LG전자 전체 실적의 분산 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선진국 수요 둔화와 중국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인도법인이 고성장 신흥시장을 향한 수출 및 판매 허브 역할을 맡게 되면 지역별 편중 위험을 낮추고 수익 기반을 넓힐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 변화가 인도법인을 향후 그룹 글로벌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9년에는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인도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군 확장과 현지 생산 확대 속도가 붙으면 인도법인은 LG전자 글로벌 전략의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