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글로벌 빅파마 900조 현금 보유해 M&A만 하면되는 구조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연합해 '바이오아시아' 등으로 대응해야항암·비만치료제 이후 시장은 '항노화' … 의료관광 결합해 산업 키워야기술수출 중심 구조 탈피해 국내·아시아 판권 확보, 공동개발 추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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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건 플래그쉽파이오니어링 한국 특별고문이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약바이오투자대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국내 바이오산업은 글로벌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음에도 글로벌 실행력과 사업화 전략이 부족해 글로벌 인재 확보와 IR 강화 등으로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이와 함께 '항 노화 치료제' 등 차세대 분야 개발과 의료관광산업을 결합해 산업 전체의 성장을 유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프리미어볼룸에서 개최된 제약바이오투자대전에서 이병건 플래그쉽 파이오니어링 한국 특별고문은 '국내 바이오벤처의 해외 VC 투자유치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이병건 고문은 "지난 50년간 바이오 기술이 발전했는데도 산업은 계속 하향하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반도체 산업처럼 절박하지 않다. 돈만 있으면 좋은 기술이 있는 회사를 M&A(인수합병)하면 된다"고 말했다.이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제약바이오 기업 모두가 기술 수출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글로벌 빅파마는 가만히 앉아 있다가 필요한 것만 가지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현재 글로벌 빅파마가 보유한 현금은 900조로 이들이 좋은 바이오텍을 사기 위해 5~10조원을 쓰는건 무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글로벌 빅파마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제안했다.이 고문은 "아시아 인구만 43억명으로 미국은 3억5000만명, 유럽은 7억5000만명"이라며 "우리는 바이오코리아, 바이오제팬, 바이오차이나 등 로컬 행사에 불과한데 바이오유럽처럼 바이오아시아를 만들어 서울, 베이징, 도쿄 등에서 여는 식으로 연합하면 글로벌 빅파마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밝혔다.또 이 고문은 정부의 바이오 정책과 관련해 항 노화 치료제 시장을 목표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현재 바이오헬스 산업을 포스트 반도체산업이자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낙점한 상태다.그는 "먹거리 산업이 되려면 최소 매출이 200조원 이상은 돼야한다"면서 "정부는 2027년 블록버스터 의약품 5개 만드는게 목표인데 그래봤자 매출 5~10조원 정도다"라고 말했다.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항암제, 비만치료제 이후 남은 분야는 항 노화치료제"라면서 "뇌 신경계 질환, 치매 등은 아직 정복이 안됐다. 항 노화 시장을 타깃해 항 노화 치료제 개발을 통한 의료 관광 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특히 지난 20여년간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이 의료산업에 종사하며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에 의료관광 산업을 항노화로 분야로 강화하면 세계의 부자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이 고문은 "우리가 ADC(항체-약물접합체)기술 수출은 가능하지만 ADC로 우리 산업을 못 일으킨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결국 의료 관광 산업 쪽으로 갈 수 있는 거를 해야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산업 발전을 위해서 바이오텍이 기술수출 시 모든 권리를 빅파마에 넘기지 말고 최소한 국내, 아시아 시장 권리를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결국 한국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초기 기술수출 중심 전략에서 '제품화 성공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지금까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을 조기에 해외에 넘기고 적은 로열티만 확보하는 구조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매출과 경험을 축적하기 어렵고, 산업적 성장도 제한적이다.이 고문은 "기술수출 시 한국·아시아 시장 권리 확보와 공동개발 방식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이 렉라자 상업화에 성공한 배경 역시 국내 시장 권리를 유지하며 임상을 직접 수행한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그는 "개발-허가-판매까지 이어지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한국 바이오 생태계의 다음 과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