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기 인사서 집행간부 45명 중 26명 상무 및 상무보 신규선임은행 부행장·보험 부사장 라인 ‘대수술’ … ‘부실 농축협 정리·쇄신안’ 뒤따른 칼바람의원해직 임원, 캐피탈·계열사 이동설도…다음주 부장급 이하 인사로 긴장 최고조
  • ▲ 강호동(오른쪽) 농협중앙회 회장ⓒ뉴데일리
    ▲ 강호동(오른쪽) 농협중앙회 회장ⓒ뉴데일리
    농협중앙회가 2026년도 정기 인사를 통해 은행·금융지주·보험 계열사 집행간부진을 대폭 교체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공언했던 ‘임원 절반 교체’ 방침을 실제 인사로 옮기면서 조직 안팎에선 “강 회장 체제의 마지막 물갈이”라는 평가와 함께 후속 인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농협중앙회가 3일 내부에 배포한 ‘2026년도 정기인사 집행간부 배분(안)’을 보면, 중앙회·농협은행·농협금융지주·생명·손해보험 집행간부 45명 가운데 21명이 상무로 신규선임됐으며, 5명은 상무보로 신규선임됐다. 

    지역본부장의 경우 16명 중 5명이 신규선임됐고, 3명은 이동 선임됐다. 영업본부장의 경우 17명중 11명이 신규선임됐고, 1명이 이동됐다.  

    특히 농협금융지주 산하 지주,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의 경우 28명의 부사장, 부행장, 부행장보 중 15명의 임원이 의원해직 및 유임, 명예퇴직했다. 은행 부행장과 금융지주 및 보험사 부사장 직위 상당수가 새 얼굴로 채워지면서 핵심 경영 라인이 재편된 셈이다.

    의원해직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표가 수리된 경우 자연해직은 임기 만료에 따른 퇴진을 뜻한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기 인사 시기에 맞춰 진행됐지만, 실제로는 예고했던 것처럼 집행간부 절반가량이 교체된 이례적인 규모”라며 “내부에서도 ‘진짜 대부분 물갈이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체감 강도가 크다”고 전했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대대적 물갈이에 따라 임원 ‘후보(지역)’ 명단도 함께 제시됐다. 이들 중 총 16명은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농협 간부는 “전원이 회장 개인의 보은 인사라고 볼 수는 없고, 일부는 탕평 성격이나 차기 주자들을 미리 배치하는 포석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대적 물갈이에도 불구하고 ‘라인 인사’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집행간부 인사안이 회장실 재가 없이는 사실상 확정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강 회장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마지막으로 포진시키는 수단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여러 명의 집행간부가 의원해직 처리됐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농협금융 자회사·손자회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농협 내부에서는 후속 인사에 대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인사로 집행간부와 지역본부장·영업본부장 인선이 일단락된 만큼, 은행 부장·지점장 등 부장급 이하 인사는 다음주 중 순차적으로 단행될 전망이다. 앞서 농협은 부실 농·축협 합병 유도, 상호금융 건전성 강화, 포용금융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어 현장 조직에 대한 평가와 손질도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농협 사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집행부 핵심 라인이 차기 회장 선출 시점에 상당 부분 교체될 것이란 인식이 퍼져 있어, 이번 연말 인사를 ‘마지막 기회’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며 “이번 집행간부 인사 이후 부장급 이하 보직을 놓고 어느 쪽 줄에 설지 저울질하는 분위기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