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1등급 3.11% 사상 최저 '절대평가 무색'교육과정평가원장 "난이도 조절 미흡, 유감"국어 최고점 147점으로 올해 정시 당락 좌우
  •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4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과목 만점자는 단 5명에 그쳤다. 지난해 11명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전과목 만점자는 재학생 4명, 졸업생 1명 등 총 5명"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3명, 광주 1명, 전주 1명이며, 탐구영역 선택은 사회탐구 1명, 과학탐구 4명으로 나타났다.

    수능 만점자 수는 2020학년도 15명에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1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11명으로 늘었지만, 올해 다시 감소했다. 평가원은 "영어와 국어 난도가 크게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어는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6.22%)의 절반 수준이며, 1등급 인원도 2만8000여명에서 1만5000여명으로 급감했다. 2등급 비율도 14.35%로 전년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입시업계는 "사실상 첫 영어 불수능"이라고 평가했다.

    국어 역시 난도가 크게 올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전년보다 8점 상승했고, 최고점자 수도 1000여명에서 261명으로 줄었다. 특히 독서 지문이 체감 난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물수학' 평가가 나왔다. 다만 만점자는 줄어 최상위권 변별력은 유지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어·수학 난이도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정시모집에서는 국어 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입시기관들은 "수학 만점자라도 국어 만점자를 이기기 어려운 구조"라며 "올해 정시는 국어가 핵심 변수"라고 전망했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영어 난이도 논란과 관련해 "사교육 문제지와 유사한 문항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난이도 조절이 미흡했다"며 유감을 표하고, 향후 영어 1등급 비율을 6~1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