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19.8%↑… 15대 수출 품목 중 10개 역성장 '양극화 심화'철강·석화·2차전지 부진 … 수출 회복 흐름에도 실물경기 온기 제한반도체 의존 심화 … 경기 하강 시 중소기업·서민층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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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첫 7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이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며 경제지표를 개선시키고 있으나 중소 제조업·서민 경제는 여전히 체감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수출액은 6402억달러로 전년보다 2.9%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4876억달러로 작년 대비 1.5% 감소했다.주요 15대 수출 품목 중 반도체(19.8%)·자동차(2.0%)·선박(28.6%)·바이오헬스(7.0%)·컴퓨터(0.4%)를 제외한 10개 품목이 역성장을 기록했다. 철강(-8.8%), 석유화학(-11.7%), 이차전지(-11.8%), 가전(-9.4%) 등 주력 산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수출 착시'라고 분석한다. 반도체는 AI·데이터센터 수요로 사상 최대 수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대부분 제조업은 미국 관세, 원가 부담,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의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중소기업과 서민 경제 역시 개선 신호가 제한적이다. 제조·유통·생활물가 등 전반적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출 호조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반도체만 잘 나가고 실제 중소 제조업은 여전히 주문 감소와 인력난에 시달린다"며 "체감경기는 여전히 2023년 침체 수준"이라고 말했다.수출 구성의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 11월 기준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8.3%로 2000년대 초반의 10%대에서 크게 뛰었다. 반도체 중심 구조가 공고해지면서 만약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조정되거나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이 둔화될 경우 경제 전반이 받는 충격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정부는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반도체 산업도 선방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좋아지는 듯 보이지만, 이는 반도체 효과가 만든 착시일 뿐"이라며 "중소기업·서민층 경제의 회복세는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