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환율 급등에 증권사 소집, "과도한 마케팅 자제" 요구증권사 "올해 마지막 기회" … 현금·쿠폰 살포 등 출혈 경쟁 지속하나·메리츠·SK 등 일부 증권사 이벤트 봇물, "연말 대목 잡아라"
-
- ▲ ⓒ홈페이지 캡쳐
"지금이 기회입니다. 수수료 0%에 달러 북(Book)까지 드립니다."금융당국이 고환율의 원인으로 '해외투자 쏠림'을 지목하며 증권사 군기 잡기에 나선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은 연말 대목을 맞아 해외주식 투자자를 유인하는 공격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 "돈 줄 테니 미국 주식 사라"… 노골적인 현금 유인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현금 지원까지 내걸며 투자자 유혹에 나섰다.하나증권은 홈페이지 전면에 오는 19일까지 '미국주식 매수쿠폰 받기'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홍보를 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최대 30달러의 매수 쿠폰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달러 환전과 미국 주식 매수를 직접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최대 2000달러의 미국 주식 쿠폰을 내걸고 해외주식 주간 왕중왕전 이벤트도 진행중이다.우리투자증권도 "WON하는 미국주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신규 계좌 개설 고객에게 최대 4만 원을 지급하며 서학개미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
거래 시간을 늘려 밤낮없이 투자를 유도하기도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낮에 하는 미국주식' 이벤트를 통해 주간 거래 시 3000원을 지급하며 24시간 내내 외화 자금 운용을 독려하고 있다.
-
◇ '수수료 평생 무료'에 '세금 지원;까지… 장기 투자 고착화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아예 해외 투자를 장기간 고착화하는 '수수료 면제' 미끼도 쏟아졌다.DB증권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2027년까지 미국주식 매수 수수료 0%'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당국이 우려하는 해외 자본 유출을 향후 2년간 묶어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메리츠증권 또한 "진짜 제로 수수료"를 표방하며 0.00001%의 비용도 없는 '완전 무료'를 강조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채권형 ETN을 내결고 미국채와 일본국채에 대한 인버스, 레버리지 등 위험 상품까지 내걸었다.
-
SK증권은 서학개미들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세금 문제를 건드렸다. "양도세 축하금, 올해 마지막 기회"라는 문구와 함께 자유의 여신상 이미지를 내걸고, 세금 부담을 덜어줄 테니 안심하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라고 홍보하고 있다.
-
유안타증권은 '글로벌 마켓 메이저 5' 이벤트를 내년 2월까지 진행하며 선물 100% 당첨을 미끼로 주요국 증시 투자를 독려하고 있으며, 유진투자증권은 국내·해외주식 통합 서비스인 'SMART 챔피언'을 오픈해 환전 장벽을 없애고 누구나 쉽게 해외 주식을 사고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
앞서 금감원은 지난 9일 주요 증권사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및 준법감시인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해외 주식·파생상품 관련 과도한 이벤트나 광고가 과당매매(회전매매)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자 서학개미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압박한 것이다.금감원은 증권사가 수익성보다 투자자 보호를 우선시하는 영업 문화를 확립하고, 고위험 해외투자 상품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 탈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외주식은 유일한 수익원"이라며 "당국의 눈치는 보이지만, 타사가 공격적으로 나오는데 우리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딜레마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