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 보장성 중심 전환 효과 … 3분기 누적 순익 76.6%↑하나손보, 적자 지속에도 체질 개선 평가 … “장기보험 중심 개편”보험 부문 기여도 경쟁사 대비 낮아 … 지주 내 역할 확대 과제로
  • ▲ (왼쪽부터)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와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각사
    ▲ (왼쪽부터)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와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각사
    하나금융그룹이 보험 계열사에서 사상 첫 동시 연임을 결정했다. 그동안 2년 단임이 관행처럼 굳었던 하나생명은 물론, 그룹 편입 이후 단 한 번도 연임이 없었던 하나손보까지 모두 연임시키며 보험 부문의 체질 개선 기조를 끊기지 않게 이어가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하나생명·손보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남궁원 대표와 배성완 대표를 추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와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가 각각 1년의 임기를 더 부여받았다.

    하나생명은 남궁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124억 원의 순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이 302억 원으로 전년보다 76.6% 증가했다.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데다 판매채널을 방카슈랑스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넓힌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남 사장의 연임 배경으로 판매채널 다각화, 신사업 확대, 투자자산 리스크관리 강화 등을 통한 본업 경쟁력 회복을 제시했다.

    하나손보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879억 원에 달했던 순손실은 배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279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다만 2020년 하나금융 편입 이후 2021년 일회성 사옥 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적자가 지속돼 왔고, 5년간 누적 손실도 1700억원에 달한다.

    배 대표는 디지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대면 영업을 강화하며 손해율 관리에 주력해 왔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278억 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하나금융은 배 대표가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손해율 안정화를 이뤄내는 등 회사 체질 개선에 주력한 성과를 높게 평가해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 모두 CEO 연임 사례가 없었던 점에서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생명은 ‘2년 단임’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고, 하나손보 역시 그룹 편입 후 첫 연임이다.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을 통한 보험 부문 순익 기여도 확대를 양사의 공통 과제로 꼽는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의 보험 부문 기여도는 20%, 신한금융은 11% 수준인데 반해 하나금융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험 부문의 기여도가 다른 금융지주와 큰 격차를 보이는 만큼, 이번 인사가 조직 안정과 개선 흐름을 이어가려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분석된다.

    보험부문 정상화를 위한 공통 과제 외에도 각 사의 개별 현안이 남아 있다. 하나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 성장세 확대와 투자자산 변동성 대응, 하나손보의 경우 장기보험 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이 꼽힌다.

    지난 10월 28일 진행된 3분기 하나금융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지주 내 취약 부분으로 여겨지는 보험부문 중 하나손보에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며 '점차 체력을 강화하면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오는 2027년 정도에 어느 정도 턴어라운드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