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이공계 인력 부족 실태 조사자연계 상위 1% 인재 77% 의대 쏠림 현상성과중심 보상으로 실질적 혜택 이어져야
-
- ▲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대한상의
앞으로 5년간 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에 필요한 인재가 최소 58만명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세계적으로 AI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은 이공계 고급 인력 유입이 급감하고, 자연계 최상위권의 의대 쏠림이 심화되면서 기술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1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김인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에게 의뢰해 'K-성장시리즈(10): 이공계 인력 부족 실태와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9년까지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의 중급 인재는 약 29만2000명, 고급 인재는 약 28만7000명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AI 기반 기업의 성장동력을 약화 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특히 글로벌 기업의 AI 투자가 급증하면서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내년 MS, 아마존, 구글(알파벳), 오라클 등 상위 빅테크의 AI 투자 규모만 5200억 달러(약 765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58만명 부족 추정치는 '최소치'라는 분석이다.보고서는 이공계 인력부족이 학령인구 감소 뿐 아니라 이공계 고급 인력 유입 감소와 의대 쏠림 심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25학년도 자연 계열 정시 상위 1%의 76.9%가 의대에 진학, 일반학과는 10.3%에 그쳤다. 김인자 연구위원은 "KAIST에서도 2021~23년 의·치대 진학을 위해 자퇴한 학생이 182명에 달한다"며 "이공계 의대 쏠림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보상 격차도 문제로 꼽혔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이공계 인력의 학위 취득 후 10년차 평균 연봉은 9740만원으로 해외 취업자 평균(3억9000만원)의 1/4, 국내 의사 평균 연봉(3억원)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연공서열 중심 인사 체계를 성과 중심 보상 체계로 전환하고, 세제 개선·정부 매칭펀드·스톡옵션 등으로 실질적 혜택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직업만족도와 경력 연계성도 뒤처졌다. 임금직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AI·로봇 분야 직업 만족도는 평균 71.3%로 의사(79.9%)보다 낮았고, 한국의 두뇌유출지수(IMD)는 2020년 28위에서 2025년 48위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대학과 기업 간 연구 협력, 산업형 박사후연구원, 해외 연수 후 복귀형 장학 등 경력 단절 없는 AI·첨단 기술 경력 사다리 구축을 제시했다.안정성 격차는 더 뚜렷하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에서 이공계 신규 박사 학위자의 30%가 미취업, 임시직 비율은 21.3%였다. 반면 의사는 전 연령대에서 사실상 100% 취업률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인 사회적 위상 제고와 연구 몰입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스타 과학자 홍보 ▲처우 개선 ▲국가과학자 인정제도 활성화 ▲연구행정 간소화 등을 제안했다.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AI에 사활을 걸지 않으면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없다"며 "국내외 인재들이 신기술 분야로 몰릴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