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서 전략 광물 생산美 정부 등 2조 투자 … JV 추진최윤범 회장 한미 협력 방안 구체화영풍·MBK 반발 "이사회 기능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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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아연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최윤범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부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미국 남동부에 10조원 규모의 전략 광물 제련소를 건립한다. 여기에는 미국 정부와 기업도 직접 2조원 규모의 투자로 참여한다.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요구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15일 외교·통상 당국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미국 제련소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과 미국 측이 합작법인(JV)을 만들어 추진하며, 총투자금은 약 1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투자금은 JV가 현지에서 차입하며, 미국의 국방부, 상무부, 방산 전략기업 등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로 참여할 예정이다.미국 현지 제련소는 안티모니, 게르마늄 등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략광물 품목 상당수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공급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이번 투자 계획은 지난해 8월 최윤범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발표한 전략광물 협력 방안의 구체화로 해석된다. 당시 고려아연은 미국 최대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하고, 국내에 1400억 원 규모의 게르마늄 생산 공장 신설을 발표한 바 있다.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등 전략광물 수출을 통제하자 고려아연과의 협의를 서두르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많은 물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국방부가 주주로 등재될 경우 고려아연은 단순한 기업을 넘어 미국의 안보 자산으로 분류돼 인수합병(M&A) 시도에 큰 부담이 따르게 된다.이와 함께 고려아연이 경제안보 핵심 광물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최윤범 회장 측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측 이사들은 “회사의 중장기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안임에도 사전 보고나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며 “이사회 당일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접한 것은 이사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심각한 절차적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안건은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엄중한 시기에 회사의 사업적 필요성보다는 최윤범 회장의 개인적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한민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