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연말연시 맞아 현장 직접 찾아 전략 재정비이재용, DS부문 사업장 방문 … 미래 기술 확보 현황 점검정의선, 포티투닷 찾아 자율주행 점검 … 개발성과 격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현장을 직접 찾거나 미래 전략을 점검하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산업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저마다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2일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와 화성캠퍼스를 연이어 방문해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이 회장은 용인 기흥캠퍼스에 위치한 'NRD-K'를 방문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최첨단 복합 R&D 단지로, 이 회장이 반도체 사업 현장을 공식적으로 방문한 것은 지난 2023년 10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이번에도 기흥 캠퍼스에서 NRD-K를 방문해 R&D 시설 현황과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의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상세히 점검했다. 화성 캠퍼스에선 디지털 트윈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진척도를 직접 챙겼다.

    이 회장의 반도체 사업 현장 방문은 전례 없는 반도체 초호황 속 삼성의 R&D 기술을 강화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는 한편 경영진과 현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메시지로 해석한다.

    현장을 둘러본 이 회장은 오후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경영자(CTO) 등과 미래 전략회의를 열었다. AI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10나노급 6세대 D램(1c), 4나노 베이스 다이 기술 등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포티투닷과 현대차 첨단차플랫폼본부(AVP)가 입주한 소프트웨어드림센터를 방문해 직접 자율주행 기술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24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에 방문해 연구용 번호판을 장착한 아이오닉 6에 탑승, 자율주행 시연에 나섰다. 정 회장과 고위 경영진을 태운 여러 대의 아이오닉 6 차량은 소프트웨어드림센터를 출발해 약 30분간 판교 일대를 주행한 뒤 다시 복귀했다.

    정 회장이 이날 시승한 아이오닉 6 기반 자율주행차는 포티투닷이 개발한 엔드투엔드(E2E)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해당 시스템은 인지부터 판단, 제어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인공지능 모델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8개의 카메라와 1개의 레이더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입력 데이터를 단일 딥러닝 모델로 통합 처리한다. 인지·예측·계획·제어 전 과정을 차량 내부 신경망처리장치(NPU)에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 회장은 시승 이후 포티투닷 개발성과에 대한 격려와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포티투닷을 찾은 것은 송창현 전 AVP 본부장 사장이 물러난 이후 처음이다. 송 전 사장은 2021년 현대차·기아 AVP(첨단차량플랫폼) 본부장을 겸임하며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략 전반을 맡아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달 초 사의를 표한 바 있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은 송창현 전 포티투닷 사장 퇴임 이후 제기되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그룹 차원에서 자율주행과 SDV 전략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룹 내 자율주행 조직의 재정비 국면에서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5일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자율주행 분야에서 우리가 다소 늦은 면이 있다"며 "미국에서 모셔널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격차가 존재할 수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앞으로는 격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며 "안전 쪽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