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1조원 '조기 마감' vs 미래 5대 1 '내실 다지기'목표 수익률 연 4% 제시해 '머니무브' 신호탄"성패 운용 실력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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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투자은행(IB)의 숙원 사업인 발행어음 발행 한도를 넘어서는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이 닻을 올렸다.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의 '메가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나란히 첫 상품 완판에 성공하며, 은행권으로 쏠려있던 시중 자금의 '머니무브'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각각 1호 IMA 상품인 'IMA S1'과 '미래에셋 IMA 1호'의 모집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양사 모두 시중은행 예금 금리(연 2~3%대)를 상회하는 연 4%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해 고액 자산가와 보수적 투자자들의 니즈를 파고들었다.◇ 한투는 '사이즈', 미래는 '안정성' … 1호부터 갈린 색깔동시에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두 증권사의 전략은 확연히 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리테일 강자의 위용을 과시했고, 미래에셋증권은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취했다.한국투자증권은 모집 규모를 무려 1조 원 내외로 설정했음에도 마감일보다 하루 앞당겨 목표액을 조기에 달성했다. 총모집 금액은 1조 590억 원, 가입 계좌 수는 2만 990좌에 달했다. 특히 가입 계좌의 80% 이상이 개인 고객으로 집계돼, IMA가 소수 자산가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만기는 2년이며, 기준 수익률 초과 시 초과분의 40%를 성과보수로 책정해 고객 유인을 높였다.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질적 관리'에 승부를 걸었다. 구체적인 모집 액수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으나, 약 1,000억 원(고객 모집 950억 원+자체 시딩 50억 원) 규모로 '완판'에 성공했다. 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갈증을 확인했다. 미래에셋은 만기를 3년으로 길게 잡고, 성과 보수율을 30%로 책정해 한국투자증권과 차별화를 뒀다. 이는 시장 초기 외형 확장보다는 운용 수익률 관리에 집중해 고객 신뢰를 먼저 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달은 끝났다, 핵심은 '운용 역량'업계에서는 이번 흥행이 증권사 자산관리(WM)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원금 손실 우려'를 IMA가 어느 정도 해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통합 운용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발행 한도 제한이 없고 운용 자율성이 높아 증권사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꼽힌다.하지만 증권맨들의 시각은 이제 '조달'이 아닌 '운용'으로 향하고 있다. 약속한 연 4%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기업금융(IB) 등에 자금을 투입해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확정 수익을 지급하면서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조달된 막대한 자금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향후 각 사의 운용 실력에 따라 은행권과의 자금 유치 전쟁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