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정기 주총 승인 거쳐 공식 취임 … 임기 2029년 3월까지실적 개선·비은행 확장 속 CET1 12.92% … 성장·안정 균형 평가연임 이후 더 커진 시선 … 임종룡 체제, 책임과 검증 시험대
  •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우리금융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우리금융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향후 3년간 우리금융그룹을 더 이끌게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2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종룡 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임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앞서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10월 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뒤, 10명의 후보군(롱리스트)을 추린 바 있다. 이후 면접 등을 거쳐 임 회장과 정진완 우리 은행장 등 내부 인사 2명과 외부 인사 2명을 최종 후보 4인으로 결정했다.

    임추위는 "우리금융그룹의 도약을 이끌 최적의 리더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 2개월간 수차례의 임추위와 간담회를 개최해 후보자들을 면밀히 검증하고 논의한 끝에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며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으며 경영승계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그룹 리더상에 부합하고 내외부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임은 금융권 안팎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일찌감치 높게 점쳐왔으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기득권화된 권력 내부 구조'와 '책임 없는 이너서클'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연임 불확실성도 일각에서 제기됐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관료 출신이자 장기 집권 가능성이 거론되던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금융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대표적인 관료형 CEO다. 

    그럼에도 임추위가 임종룡 회장을 재선택한 배경에는 '교체 리스크'보다 '연속성의 가치'가 더 컸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이후 실적 개선과 함께 증권·보험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며 우리금융의 체질 개선을 주도해왔다.

    재무 체력 역시 한층 강화됐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11.95%에서 올해 3분기 12.92%로 높아졌다. 인수합병에 따른 자본 소요를 감내하면서도 자본 여력을 끌어올려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추위 발표 이후 임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아직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임추위에서 밝혔던 전략과 계획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고 실행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생산적·포용금융을 위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한층 더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며 "지난해와 올해 증권·보험업 진출을 통해 보완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 능력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다만 연임에 성공했다고 해서 임 회장이 완전히 '안전지대'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이번 연임으로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시선은 이전보다 더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부패한 이너서클' 경계 기조 속에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의 연임은 그 자체로 더 높은 수준의 책임과 검증을 전제로 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 여부, 지배구조 투명성, 생산적·포용 금융 성과는 향후 임종룡 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강행 우리금융 임추위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모범관행을 추충실히 반영해 지난해 2월 경영승계규정과 최고경영자 경영승계획을 전면 개정했으며, 해당 규정 및 원칙에 따라 승계프로그램도 진행했다”며 "향후 출범 예정인 금감원 지배구조개선 TF에서 제시하는 기준 등을 충실히 반영해 경영승계계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